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

MZ세대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닮은 듯 다르다. 밀레니얼세대가 ‘9 to 6’를 보장받는 ‘워라밸’을 추구했다면, Z세대는 일과 생활을 적절히 섞는 ‘워라블’을 추구한다. Z세대는 기꺼이 일과 생활의 경계를 없앤다는 건데 그 밑바탕엔 ‘비혼’ 기조가 깔려있다. 밀레니얼세대가 퇴근 후 업무에서 ‘로그아웃’하고 육아ㆍ가사에 에너지를 쏟았다면, Z세대는 오롯이 나만의 커리어를 위한 ‘일’을 이어간다는 거다.

MZ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피보다 인조모피가 더 트렌디하다고 인정받는다. 일반 계란보다 비싼 동물복지 계란에 지갑을 연다. 동물성 원료를 쓰지 않은 ‘비건’ 화장품이 화장대에 오른다. MZ세대가 주류로 떠오르면서 달라진 풍경이다. MZ세대(이하 여성 기준)는 기존 세대와 다른 커리어ㆍ젠더의식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도 기존 세대와는 다른 방식을 추구한다. 

■소비는 세계관의 표현 = 먼저 밀레니얼세대는 일하고 소비하는 데 있어서 개인주의적이고 효율성을 중시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이기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들은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게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밀레니얼세대가 환경·인권·동물보호ㆍ사회적 약자 보호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하고, 소외계층이나 환경단체를 위해 매달 기부하는 것도 이들에겐 자연스럽다. 이같은 ‘가치소비’는 더 나은 세상을 지향하는 ‘세계관’을 표현하는 방법인 셈이다. 일할 때에도 ‘얼마를 벌 수 있는가’만을 생각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인지 고민한다.

안정적이고 기업의 인지도가 높고,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더라도, 회사의 운영방식이 정직하지 않고, 동의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 탓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면 밀레니얼세대는 조직을 떠난다. 자신이 속한 기업이 진정성이 있는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 등이 이들에겐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워라밸 대신 워라블 = 반면 Z세대는 온전한 ‘나의 삶’을 꿈꾼다. Z세대 중엔 비혼非婚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국리서치가 Z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2019년)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다수가 결혼·출산 등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여성의 81.8%, 남성의 50.1%가 “결혼을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또 “자녀가 반드시 있을 필요는 없다”는 응답자도 여성 89.0%, 남성 60.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Z세대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이 단순히 경제문제 하나 때문에 비혼을 택하는 건 아니라는 거다. 권리의식ㆍ자아실현욕구 등 Z세대의 본질적인 특징에서 비롯된 게 ‘비혼열풍’이라는 분석이다.

밀레니얼세대는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밀레니얼세대는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Z세대 중 ‘비혼주의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이들에게 ‘조화로운 삶’이란 육아ㆍ가사를 배제한 온전한 ‘자기 삶’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고, 거기에서 더 큰 심리적 만족감과 활력을 얻는 게 이들에게 ‘삶의 균형’이라는 거다. 

워라밸 대신 ‘워라블(work-life blend)’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워라블이란 일과 삶을 적절하게 ‘섞는다’는 의미다. ‘9 to 6(9시 출근 6시 퇴근)’를 보장받고 일과 생활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워라밸과는 다르다. 워라블은 일과 삶이 통합된 형태를 지향한다. 

Z세대 비혼 여성은 육아ㆍ가사에 쏟았을 에너지를 일ㆍ여가에 오롯이 투자한다. 퇴근과 동시에 회사 업무를 ‘로그아웃’하던 밀레니얼세대와 달리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일을 위해 기꺼이 삶과 일의 경계를 없앤다는 거다. 모두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를 이루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워라블의 예를 몇가지 들어보자.

직장인 A씨는 금융회사 애널리스트로 일한다. 퇴근 후엔 금융 관련 콘텐트를 만드는 유튜버로 변신한다. 기획업무를 하는 직장인 B씨는 주말이나 퇴근 후에 좋아하는 전시ㆍ영화를 몰아서 본다. 업무에 필요한 영감을 얻기 위해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주거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코워킹(co-working) 스페이스’와 ‘코리빙(co-living) 산업’이다. 일터와 생활공간을 연결하고 통합하는 다양한 주거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는 거다. 비슷한 듯 다른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이들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산업의 모습까지 바꿔 놓고 있다. 

글 = 이재은 여자라이프스쿨 대표(교육공학 박사)   
정리 =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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