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희 性 코너

여성의 색취가 유효하다는 미신 때문에 유럽의 왕후장상들이 그 냄새의 원천에 코를 틀어박고 회춘을 도모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그런데 이것은 ‘플라시보 효과’ 였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별난 비법을 만들어 그 효과가 놀랍다고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음으로부터 발산되는 퀴퀴한 악취가 강력한 성적 흥분을 이끌어내는 최음제’라는 믿음을 가진 이들도 있다. 그리고 그 비책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우리와 공존한다. 여성의 색취가 유효하다는 미신 때문에 유럽의 왕후장상들이 그 냄새의 원천에 코를 틀어박고 회춘을 도모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그렇게 하여 색정을 남체에 불어넣게 되면, 요지부동이던 페니스가 발기력을 회복하게 되고, 그것이 2차적으로 부부생활에 있어서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것이다. 그런 믿음에 근거해 귀족층 남성들은 집안에 성적으로 농염한 젊은 여인을 데려다 두고, 음부로부터 쏟아지는 이 이상한 냄새의 효능을 아침 저녁으로 폐부 깊숙이 들이 마셨다.

그런데 이것은 ‘플라시보 효과’ 였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플라시보란 시행되는 의료가 반드시 특별한 효험을 보여준다는 간절한 믿음이 있으면 기대했던 효험이 출현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심리적 효과’를 말한다. 이런 색정 증강제가 언제부터 이용됐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다. 인류가 수렵시대를 지내면서 자주 포획하는 수노루의 향낭에서 기분을 상쾌하게 흥분시키는 액체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것을 암노루들의 유인에 이용하면서 터득한 지혜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인간사회에서 그런 방법으로 가장 확실한 약효를 본 인물은 알렉산더 대왕이라고 전해진다. 그 후에도 남색가로 명성이 높았던 프랑스의 앙리 3세는 성관계를 즐기기 전에 한동안 여성의 음부 냄새를 맡는 습관이 있었다. 그는 마리 드 그레이브라는 여종의 속옷에 묻은 음부의 냄새를 맡으면 얌전하게 쉬고 있던 페니스가 발기했다고 한다.

부전자전이라는 말이 있듯, 앙리 3세의 사망 후 왕위를 계승한 앙리 4세는 할렘풍의 여성을 항상 곁에 두고 그녀의 몸에서 울어나는 코를 찌르는 듯한 독취를 폐부 깊숙이 흡입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정기를 높여갔다고 전해진다. 그런 앙리 부자의 에피소드가 널리 퍼지면서 ‘영웅은 여자의 음부에서 새어나오는 퀴퀴한 냄새를 좋아한다’라는 명구名句가 탄생했다.

그런 불결한 냄새를 좋아하는 것은 제왕만이 아니라 천재들도 매한가지였다. 그것을 공식적으로 실천한 이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였다. 14세 소녀부터 완숙한 성인에 이르는 여인까지 가리지 않고 달콤한 성의 감촉을 즐겼다. 그는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여성의 냄새를 맡는 것에 의해서 남자는 자신의 정기를 보補한다”고 주장했다. 그 냄새를 더 많이, 그리고 더 진하게 맡아볼 욕심으로 다수의 여인들이 집합하는 모임에 방청객 자격으로 자주 참석했다. 이와 같은 정력 증강법의 강행 덕분에 82세로 운명할 때까지 괴테는 성욕이 쇠퇴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고 자랑했다. 83세에 죽은 「레미제라블」의 저자 빅토르 위고 역시 화려한 외도꾼으로 명성이 높다.

상기上記한 두 사내는 여성의 정기精氣를 비강을 통해서 흡입하는 것이 자기만이 아는 정력증강책이라고 믿고 그의 문우들에게도 이 방법을 적극 권했다는 전설을 남겼다. 중국인은 성적 분위기를 드높일 목적에서 섹스를 예정한 방에 향을 불태워서 그 냄새로 진동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가라伽羅라는 향목이었다. 불안심리를 편안하게 안정시켜 주는 정온靜穩작용이 이 향목에 있었던 것 아닌지 모르겠다.

유럽인들은 용연향龍涎香, 사묘향麝猫香 같은 동물성 향수를 애용했다. 가장 많이 사용됐던 향수는 사향이었다. 사향 노루의 항문 곁에 있는 후기선낭臭氣腺囊으로부터 분비되는 향료였다. 발정기에 다다른 수사슴은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 항문 부근의 분비선에서 사향이라는 아주 달콤한 냄새가 분무돼 나온다. 이 냄새는 여성의 음부로부터 발산되는 냄새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흡사하다. 

곽대희 곽대희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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