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투자 나라면 이렇게❸ 해외투자

해외시장, 특히 미국 주식시장에 베팅한 투자자라면 반드시 챙겨야 할 이슈가 있다.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다. 누가 미 대통령에 선출되느냐에 따라 세계경제는 물론 산업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두 후보의 당선 가능성과 대선 공약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2020년 하반기 미국 대선 정국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뉴시스] 

2020년 하반기엔 코로나19만큼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 미국 대선(11월)이다. 대선 레이스의 막은 벌써 올랐다. 야당인 민주당의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6월 당 대의원 과반수의 지지를 확보하며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시장에선 올 2월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트럼프 집권 후 미국 경제의 흐름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G2의 양축으로 성장한 중국을 압박해 미중 무역협상을 끌어낸 것도 지지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가 내걸었던 그레이트 아메리카(Great America)를 실현하면서 초강대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하지만 3월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사태가 미 대선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미흡한 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실수(4월 23일 살균제 인체 투입 발언), 마스크를 벗고 골프를 즐기는 모습 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구설이 심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점차 하락했다.


기회를 틈타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격전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흑인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지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터지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사태로 번진 조지 플로이드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백인 지지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었지만 유색인종 유권자의 반감을 키우는 악수로 작용했다. 여러모로 트럼프 대통령이 열세임에 분명해 보인다.

물론 미 대선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과의 대선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크게 뒤처졌지만 트럼프는 끝내 대통령에 당선됐다. 간접선거제라는 미국의 독특한 선거방식 때문이다. [※참고 : 미 대통령은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 방식으로 치러진다. 주별로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한 후보가 해당 주 선거인단의 표를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이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 절반이 넘는 270명을 확보하면 대통령에 당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판도를 뒤집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도 예측하기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들 확률이 가장 높은 카드는 미중 무역협상이다. 경기침체, 코로나19 등의 책임을 중국으로 돌려 지지층을 집결시키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불리해질수록 대중對中 경제적·외교적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 참고: 사실 이런 기조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바뀔 가능성이 낮다. 중국이 불공정 무역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는 미국 여야에서 모두 나오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의 근원지가 중국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이라는 것도 반중反中 정서를 키우고 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미중 무역분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건 미 대통령 선거만 놓고 보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선거를 앞두고 경기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970년대 이후 치러진 11차례의 미 대선에서 해당연도에 주가가 상승한 경우는 9번에 달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먼저 두 후보와 소속 정당의 정책과 공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 공화당과 민주당의 공통점은 ▲자국산업 보호 ▲인프라 투자 등이다. 반대로 복지·기업정책·환경정책은 대립구조가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면 미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용한 법인세 인하와 규제완화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알파벳과 같은 IT·플랫폼 성장주, 에너지·방위산업 섹터 등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1조 달러 인프라 투자계획의 수혜기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막 오른 미 대선 레이스

반대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되면 미 주식시장엔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이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낮춘 법인세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후보의 공약인 반독점 규제강화 정책이 인터넷·IT업종의 실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친환경 인프라 투자 공약의 영향을 받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2차전지 분야 등이다. 

물론 유의점도 있다. 앞서 언급했던 11번의 대선에서 주가가 하락한 2번은 IT버블 붕괴가 일어났던 2000년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이었다. 코로나19가 휩쓸고 있는 2020년에도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글 =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immex@kbfg.com

정리 =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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