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자영업자 위기

2018년 4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전체가구의 사업소득이 감소했다. 자영업자의 현실이 팍팍해졌다는 얘기다. 영세 자영업자로 부를 수 있는 1·2·3분위는 어떨까. 정권별로 집권 1년차 3분기부터 4년차 1분기까지 총 11분기 사업소득 감소 횟수를 살펴봤다. 

영세 자영업자의 환경은 더 안 좋아졌다.[사진=연합뉴스]
영세 자영업자의 환경은 더 안 좋아졌다.[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의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도 숱하다. 이명박 정부에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박근혜 정부에선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가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더 많은 요소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의 현실도 이전 정부들보다 더 힘들어졌다. 영세 자영업자의 실상은 참혹하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자영업자의 소득은 어떻게 변했을까. [※ 참고 : 정권별 추이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집권 1년차 3분기부터 집권 4년차 1분기까지를 ‘범위’로 설정했다. 5월 장미대선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를 3분기부터 집계하는 게 옳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전체가구의 사업소득을 살펴보자. 이명박 정부에선 11분기 동안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에서 소득 감소(전년 동기 대비)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총 6회·2009년 1·2·3·4분기, 2010년 3분기, 2011년 1분기). 2분위의 소득은 4회(2009년 2·3분기, 2010년 4분기, 2011년 1분기) 감소했다. 3분위에서도 역시 2009년 1·2·3분기, 2010년 2분기 등 4회 소득이 줄었다. 주로 이명박 정부에선 2009년에 소득이 집중적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세계를 휩쓴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 사회의 밑단인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거다.

박근혜 정부에선 어땠을까. 1분위의 소득은 총 5회 줄었다(2014년 4분기, 2015년 2·3·4분기, 2016년 1분기). 총 6회 소득이 감소한 이명박 정부보다 1분위 소득이 조금 안정적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2·3분위는 달랐다. 2분위는 2013년 3분기에 이어 2015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4회 연속 소득이 줄었다. 3분위는 2013년 3분기, 2014년 3·4분기, 2015년 1·2분기 사업소득이 쪼그라들었다. 세월호 참사(2014년 4월)와 메르스 사태(2015년 5월)가 치명적인 결과를 안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선 1·2·3분위에서 각각 5회씩 소득이 감소했다. 1분위는 2017년 4분기부터 2018년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2분위는 2017년 3분기와 2018년 2·3·4분기, 2019년 1분기에, 3분위는 2018년 2·3·4분기, 2019년 3·4분기에 소득이 감소했다.

이처럼 전체가구의 사업소득은 세 정부 모두 엇비슷하다. 하지만 가구주가 자영업자일 가능성이 높은 ‘근로자외 가구’의 사업소득 전체 평균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에서 상황이 더 나빠진 걸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1회, 5회 사업소득이 감소한 반면 문재인 정부에선 총 9회 사업소득이 감소했다. 2017년 3·4분기를 제외하고 모든 구간에서 사업소득이 줄었다. 문제는 이 성적표가 코로나19 이전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영세 자영업자의 삶이 앞으로 더 피폐해질 거란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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