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Lab] 대출 갚기 벅차면 집 파는 것도 묘수
[실전재테크 Lab] 대출 갚기 벅차면 집 파는 것도 묘수
  •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 호수 401
  • 승인 2020.08.1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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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싱글맘 재무설계 中

한국인 대부분은 대출금을 끼고 집을 산다. “화장실만 내 것이고 나머지는 은행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대출금을 갚을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집을 계속 갖고 있어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때에 따라선 집을 처분하는 게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대출금으로 고민에 빠진 싱글맘을 도왔다.

대출금을 갚기가 벅차다면 집을 처분하는 것도 방법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출금을 갚기가 벅차다면 집을 처분하는 것도 방법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남편과 이혼하고 싱글맘이 된 박화영(가명·35)씨. 두 자녀를 혼자서 키우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고 전 남편이 양육비를 지급하는 것도 아니었다. 처음 2개월은 양육비를 보내줬지만 이후 직장을 여러번 옮기더니 “월급을 받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며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가계부도 적자가 나기 시작했다. 박씨는 급한 마음에 끼니를 거르면서까지 지출을 줄여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내년이면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더 늘어날 교육비를 생각하니 박씨는 머리가 아찔해졌다. 집 문제도 박씨의 골치를 썩였다. 두 아이를 기르는 조건으로 박씨는 남편과 함께 샀던 자가 빌라(매입가 2억원)를 소유하게 됐다. 문제는 집을 사기 위해 빌렸던 대출금(잔금 1억1124만원)도 오롯이 박씨가 갚아야 한다는 점이다. 월 53만원씩 내야 하는 대출상환금은 싱글맘인 박씨에게 큰 부담이 됐다.

마음이 급해진 박씨는 재무상담을 통해 목돈을 모을 방법을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박씨의 월 소득은 373만원.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씨가 353만원을 벌고 아동수당으로 20만원을 지원 받는다. 지출은 소비성 지출 351만원, 금융성 상품 25만원 등 376만원이다. 박씨는 월 3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었다.

적자 규모가 작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박씨는 남들 다 하는 저축을 한푼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행비와 의류비는 물론이고 급한 일에 쓸 비상금도 마련해두지 못했다. 박씨도 대대적인 지출 다이어트가 필요해 보였다. 이런 이유로 지난 상담에선 바로 절감할 수 있는 식비(80만원→50만원)와 통신비(8만원→5만원)를 줄였고, 3만원 적자였던 가계부도 30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급한 불을 끄는 덴 성공한 셈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박씨의 경우엔 경조사비·의류비 등 새로운 지출항목을 만들 필요가 있는데, 그러려면 여유자금이 꽤 필요하다. 하지만 박씨의 가계부를 아무리 살펴봐도 지출을 확 줄일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박씨에게 지금의 집을 팔고 부모님의 집으로 들어가는 게 어떠냐고 의견을 건넸다. 박씨는 회사 근처의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보다는 좀 멀더라도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사는 게 여러모로 훨씬 이득인 듯했다. 현재 박씨가 일하는 동안 부모님이 매일 1시간 되는 거리를 이동해 박씨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박씨가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된다면 이런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각종 지출도 크게 줄어든다. 먼저 월 53만원씩 내는 대출상환금을 낼 필요가 없어진다. 또 17만원씩 드는 공과금도 사라진다. 정수기·공기청정기 렌털비(7만원)도 마찬가지다. 50만원으로 줄인 식비도 한번 더 절감할 수 있다. 부모님이 평소보다 조금 더 식재료를 사면 박씨와 두 자녀의 식비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심하던 박씨는 집을 팔고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다행히 부모님도 이런 결정에 흔쾌히 동의했다.

“당분간은 돈 모으는 데만 집중하고 나중에 번듯한 아파트 사서 다시 독립하라”며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식비는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20만원 줄었다. 대신 식비는 일주일에 한번 부모님과 외식하는 데 주로 쓰기로 했다.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해 부모님 용돈도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다음은 보험료(43만원)를 살펴봤다. 박씨는 이혼 과정을 거치면서 스트레스성 불면증, 위장장애에 걸려 병원을 자주 갔다. 박씨가 보험금이 30만원에 달했는데도 지금껏 유지해온 이유였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보험끼리 중복 보장되는 항목들이 많았다. 자녀들 보험(13만원)은 2년 전 새로운 보험으로 바꿨는데, 그 과정에서 보험료가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됐다.

일단 중복 보장하는 보험들을 과감하게 해지했다. 대신,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정기보험에 새로 가입했다. 이제 박씨가 가장이 됐으니 만일을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3만원짜리 자녀들 보험 중 불필요해 보이는 항목들도 대거 삭제했다. 선천적으로 아이들 몸이 약하거나 가족 내력의 병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전부 줄여보니 자녀 보험료는 13만원에서 8만원으로 절감됐다. 그 결과, 박씨는 43만원 보험료를 21만원으로 22만원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해지하고 돌려받은 해지환급금(200만원) 일부는 박씨의 신용카드 할부금(월 12만원·총 110만원)을 갚는 데 썼다. 신용카드의 장점은 목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인데, 말이 그렇지 사실상 대출상품이나 다름없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할부 수수료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신용카드를 실생활에 적용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박씨가 끼니를 거르면서까지 지출을 줄이는 데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꼬박꼬박 신용카드 할부금을 내고 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씨는 앞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금지하고 체크카드를 주로 쓰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지출항목도 만들었다. 비정기 지출항목으로 경조사비(10만원), 의류비(10만원), 의료비(10만원)를 추가했다. 이렇게 지출 다이어트가 모두 끝났다. 박씨는 1·2차 상담에서 보험료(22만원), 식비(50만원), 통신비(3만원), 신용카드 할부금(12만원) 등 87만원을 줄였다. 

집을 부모님과 합치기로 결정하면서 공과금(17만원), 각종 렌털비(7만원), 대출상환금(53만원)도 사라졌다. 부모님 용돈은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늘렸고, 이밖에 비정기 지출도 30만원 추가했다. 기존의 적자(3만원)까지 모두 따져본 결과, 박씨는 상담을 통해 총 111만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집을 팔아 대출금을 갚고 남은 돈(8876만원)은 일단 현금자산으로 잡아두기로 했다.

이제 재무 솔루션을 세우는 일만 남았다. 박씨는 지난 상담에서 ‘대출 상환’ ‘자녀 교육비’ ‘노후 준비’를 재무 목표로 세운 바 있다. 집 문제가 해결되면서 대출상환금을 모을 필요가 없어졌으므로 ‘내 집 마련’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박씨는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이번엔 대출금 없이 집을 마련해 보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박씨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다음 시간에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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