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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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란 기자
  • 호수 402
  • 승인 2020.08.1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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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망상展
➊노상호, 태어나면 모두 눈을 감아야 하는 마을이 있었다, 캔버스 위 과슈, 73×100㎝ ➋노상호, The Great Chapbook, 270×220㎝ ➌이병찬, creature 2020 ➍BLOOM IN THE BALLOON
➊노상호, 태어나면 모두 눈을 감아야 하는 마을이 있었다, 캔버스 위 과슈, 73×100㎝ ➋노상호, The Great Chapbook, 270×220㎝ ➌이병찬, creature 2020 ➍BLOOM IN THE BALLOON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순수예술 창작자를 지원하는 벗이미술관이 이번엔 대중들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노상호·이병찬 작가가 참여한 기획전 ‘허구망상’은 각각 허구(fiction)와 망상(delusion)에서 기인한다. 벗이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허구망상 속에 관람객을 초대해 이들의 창작 세계를 탐미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예술이 창조해내는 세계는 마치 현실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은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다. 1~2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병찬 작가의 전시는 망상 속 허구의 생명체가 전시 전체를 아우른다. 작가가 주목한 건 자본의 생태계다. 그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사물에 대한 집착, 도시의 질량을 표현한다.

신도시에 몰리는 자본의 에너지를 경험한 데서 만들어진 이미지다. 작가는 구겨지고 상처 입은 수천 개의 비닐봉지로 군집을 이뤄내기도 한다. 여기에 현란한 빛을 더하면 하찮은 비닐봉지가 순간 쉽게 다가가기 힘든 강력한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이 역시 인공적으로 주입된 바람으로 만든 작위적인 움직임일 뿐이다.

3~5전시실 노상호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허구’다. 작가는 다양한 매체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수집하고 일상의 모습을 촬영한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원래의 사건들로부터 완전히 분리될 때, 작가는 그것에 허구의 이야기를 덧씌운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거다. 그렇게 생산된 이야기와 이미지를 작가는 ‘Daily Fiction’이라 부른다.

작품 전체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어떤 서사를 담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허구의 재현이자 또 하나의 상상이다.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을 담아낸 그의 작품은 마치 스크랩북과도 같다. 작가는 상상하는 세계를 간접적으로 표출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한 후엔 제3차원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BLOOM IN THE BALLOON’이란 체험공간에서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화려한 상상의 세계에 빠져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씁쓸한 현실을 닮은 ‘허구망상 ILLUSION&DELUSION’ 전시는 오는 10월 25일까지 경기도 용인의 벗이미술관에서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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