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93.6%→2019년 151.6%
투자효율 2008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

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게 최선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투자한 만큼은 효과가 나와 줘야 한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자동차업종의 고정자산회전율을 분석한 결과, 100%를 넘지 못한 곳이 크게 늘었다.

고정자산보다 매출이 낮은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고정자산보다 매출이 낮은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자동차업계를 휘감은 혹독한 불황의 터널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생산ㆍ내수ㆍ수출 모두 전년 대비 후퇴했다. 자동차 생산 대수는 2009년 이후 10년 만에 400만대 밑으로 떨어졌고, 수출은 7년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불황의 늪에서 기업들이 가장 고심하는 건 신규 투자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하면서도 한편으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불황일수록 최소 자본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효율적인 투자가 중요한 이유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의 고정자산회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자동차업종 12개 기업의 고정자산회전율은 평균 151.6%였다. 200대 기업 전체 평균인 124.5%보다는 높지만 문제는 자동차업종의 고정자산회전율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덮쳤던 2008년(193.6%)보다 42.0%포인트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 때(155.6%)보다도 4.0%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같은 기간 평균 고정자산은 증가했다는 걸 감안하면 투자 효율은 더 나빠진 셈이다. [※참고 : 고정자산회전율은 기업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2개 기업 가운데 2008년 대비 지난해 고정자산회전율이 개선된 곳은 2곳에 불과했고, 2016년과 비교하면 3곳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매출이 고정자산보다 낮아 고정자산회전율이 100% 아래로 내려간 기업이 2008년 1곳에서 2016년 3곳, 지난해 5곳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100을 투자해 100의 매출도 올리지 못하는 기업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참고 : 자동차부품업체 에스엘은 2008ㆍ2016년 대비 고정자산회전율이 모두 개선됐지만 분식회계 이슈가 있어 제외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악화와 더불어 노사갈등에 따른 파업으로 생산효율성이 떨어지고, 르노삼성의 위탁생산 물량 감소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자동차업계 전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여전하고 공유경제가 활성화하면서 신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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