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69.9%→2019년 133.4%
전자ㆍ반도체 현주소 살펴봐야

시총 1ㆍ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로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지난해 고정자산회전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하락했다. 특히 최근 3년 사이 더 하락했다. 투자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거다.

삼성전자의 고정자산회전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의 고정자산회전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올해 초 드러난 삼성전자의 2019년 실적은 충격적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조원 이상 줄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시장이 출렁였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 효자품목 중 하나이고, 삼성전자는 국내 시총 1위 기업이기도 하다. 

최근엔 사정이 좀 나아졌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 이제 좀 안심해도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 고정자산회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서다. 더스쿠프(The SCOO P)가 시총 200대 기업의 고정자산회전율을 분석해본 결과다.

업종별 회전율이 썩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전자(부품 포함)ㆍ반도체업종의 지난해 회전율 평균은 133.4%였다.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36.6%포인트 하락했고,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보다는 13.0%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하락률은 타 업종에 비해 비교적 높지 않다. 

업종 평균 회전율도 시총 200대 기업 평균치(124.5%)보다는 8.9%포인트 높았다. 그뿐만 아니라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LG이노텍이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등은 스마트폰용 카메라 수 증가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등에 힘입어 회전율이 좋아지기도 했다. 

문제는 회전율 하락의 정도는 비교적 낮지만 이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매출액과 고정자산액이 다른 업종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속해 있어서다. 

이 업종에서 2016년보다 회전율이 하락한 기업은 총 6곳인데, 애초에 고정자산액이 비교적 적은 기업들(삼화콘덴서와 일진머티리얼즈)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가 남는다.

이들 기업의 고정자산 총액은 229조5825억원으로 해당 업종 전체 고정자산 총액(238조7945억원)의 96.1%를 차지한다. 매출 총액 역시 시총 200대 기업 전체 총액의 24.4%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들 기업의 회전율 1%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럼 4개 기업의 지난해 회전율은 어땠을까. 2016년 대비 적게는 12.3%포인트, 많게는 79.7%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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