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82.1%→2019년 157.2%
시장 기대와 달리 실적 신통치 않아

제약바이오 업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린다. 손꼽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데다, 성장 잠재력이 높아서다. 제약바이오 업종에 거는 기대도 크다.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그만큼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때의 얘기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고정자산회전율은 점차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종의 고정자산회전율은 2008년 대비 크게 악화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종의 고정자산회전율은 2008년 대비 크게 악화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약바이오는 국내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산업이다. 정부는 매번 글로벌 바이오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주식시장에선 일확천금의 꿈이 담긴 투자금이 제약바이오 주로 흘러들어간다. 그도 그럴 게 세계 의약품 시장은 2018년 기준 1조2048억 달러(약 1425조원)에 달할 만큼 규모가 크다. 

전망도 밝다. 2005년 이후 연평균 6%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4~7%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잘 육성하면 제약바이오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말이 나도는 것도 과한 기대가 아닌 셈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과가 신통치 않은 게 사실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에 거품 논란이 따라붙는 이유다. 그렇다면 냉정하게 살펴보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낼 수 있을 만큼 잘 돌아가고 있을까. 

더스쿠프는 국내 시총 상위 200대 기업의 고정자산회전율을 분석했다. 고정자산회전율은 기업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자본을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는 의미다. 가령, 고정자산회전율이 200%이면 100의 자본(고정자산)으로 200의 매출을 낸다는 뜻이고, 400%이면 100의 자본으로 400의 매출을 올린다는 말이다.
 

시총 200대 기업에 제약바이오 기업은 총 20곳이 포함됐는데, 이들 기업의 지난해 고정자산회전율은 평균 157.2%였다. 200대 기업 평균인 124.5%보다 32.7%포인트가 높다. 하지만 이는 제약바이오가 지식ㆍ기술집약산업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과 비교해보면 고정자산회전율이 악화했다는 점이다. 동일한 20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2008ㆍ2016년 평균 고정자산회전율은 각각 182.1%, 161.1%였다. 지난해 고정자산회전율은 2008년보다 24.9%포인트, 2016년보다는 3.9%포인트가 낮다. 


기업별로 봐도 썩 좋다고 보긴 어렵다. 2008년 대비 회전율이 개선된 기업은 20곳 중 9곳에 불과했고, 2016년 대비 좋아진 기업은 11곳에 그쳤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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