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2.8%→2019년 77.6%
수익 구조 악화했지만 매출 되레 증가

통신업계는 경기 변화에 둔감한 대표적인 사업이다. 인터넷·이동전화 등 공공재를 다루고 있어서다. 2019년 이통3사의 평균 고정자산회전율이 77.6%로 코스피 200대 기업의 평균치(124.5%)를 밑돌았지만 매출에 큰 타격이 없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코로나19도 이통3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되레 5G 품질 문제가 해결되면 또한번 호황기를 맞을 거란 장밋빛 견해가 쏟아진다.

지난해 이통3사의 고정자산회전율이 200대 기업 평균치를 밑돌았지만 매출엔 큰 타격이 없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이통3사의 고정자산회전율이 200대 기업 평균치를 밑돌았지만 매출엔 큰 타격이 없었다.[사진=뉴시스]

5G의 품질 문제로 잘나가던 통신업계에 경고음이 울렸다. 현재 5G 가입자는 6월 기준 737만명에 달하지만 가입자 수 증가율은 0.4%(전월 대비)에 불과하다. 2019년 6월 70.4%를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1년 만에 5G 인기가 빠르게 식은 셈이다. 5G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 데다 전송속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5G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뜸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인지 5G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던 이통사들의 수익 구조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200대 기업 중 통신업종에 속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분석한 결과, 세곳 모두 2019년 고정자산회전율이 200대 기업 평균(124.5%)에 미치지 못했다. 회전율이 가장 높은 LG유플러스도 99.7%에 그쳤다. KT는 88.8%, SK텔레콤은 44.2%에 불과했다. 통신사들이 하나같이 자본을 매끄럽게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통신사들의 고정자산회전율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2008년 112.8%였던 통신업종 평균 고정자산회전율은 지난해 77.6%로 35.2%포인트 줄어들었다. 회전율이 가장 높았던 LG유플러스가 179.4%(2008년) →121.5%(2016년)→99.7%(2019년)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게 영향을 미쳤다.

흥미로운 건 그럼에도 이통3사의 매출에는 큰 타격이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12조3377억원을 기록해 2016년(11조4347억원)보다 7.8% 증가했다. KT도 같은 기간 17조288억원에서 18조2047억원으로 6.9% 늘었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만이 12조3504억원에서 11조4162억원으로 7.5% 줄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인터넷·이동전화 등 전국민이 쓰는 공공재를 다루는 데다 통신 시장이 신규 사업자가 진입할 수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보니 이통3사 안에서 실적이 돌고 도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타격도 미미해 보인다. 이통3사가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판매 서비스로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어서다.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IPTV 사업이 호황에 접어든 것도 이통3사에 호재로 작용했다. 올 2분기 이통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증가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이통사는 역시 이통사였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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