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53.9%→2019년 104.2%
유통3사의 고정자산회전율 더 악화

유통업계의 ‘점포=매출’ 공식이 깨졌다. 온라인 쇼핑시장이 급성장한 결과다. 점포를 기반으로 매출을 올려온 대형 유통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진 이유다. 실제로 코스피 200대 기업 중 유통업종의 평균 고정자산회전율 2008년 153.9%에서 지난해 104.2%로 49.7%포인트 하락했다. 유통3사(롯데쇼핑ㆍ신세계ㆍ현대백화점)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유통 3사(롯데쇼핑 · 신세계 · 현대백화점)의 고정자산회전율은 유통업종 평균을 밑돌았다.[사진=연합뉴스]
유통 3사(롯데쇼핑 · 신세계 · 현대백화점)의 고정자산회전율은 유통업종 평균을 밑돌았다.[사진=연합뉴스]

좋은 입지와 상권에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열면 매출이 ‘쑥쑥’ 나오던 유통업계의 황금기는 끝났다. 대형 유통업계는 최근 수년 새 유례없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출점 규제를 피해 아울렛·복합쇼핑몰 등을 확대했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더 큰 문제는 자본의 효율성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이는 유통업체들이 자본을 투자해도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애기다. 

코스피 시가총액 200대 기업 중 유통업종에 속하는 6개사(SK네트웍스GS리테일현대그린푸드롯데쇼핑현대백화점신세계)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고정자산회전율이 200대 기업 평균(124.5%)을 넘어선 곳은 SK네트웍스(235.3%), GS리테일(177.6%) 2곳에 불과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유통3사로 꼽히는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고정자산회전율은 두 자릿수에 머물렀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업체의 고정자산회전율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고정자산회전율은 2008년 92,9%에서 2016년 72.6%, 2019년 40.8%로 쪼그라들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38.8%→34.1% →28.2%로, 신세계는 95.5%→30.1%→ 22.7%로 하락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 확대, 유통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기존·신규점포의 ‘효율성’이 나빠졌다는 방증이다. 

그 결과는 실적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의 매출액은 1조5776억원으로 2016년(1조6437억원) 대비 5.2%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39.5%(16조423억원→9조6953억원) 줄었다. ‘점포=매출’ 공식이 깨진 셈이다.

롯데쇼핑이 올해 초 “백화점·마트 등 점포 700곳 중 비효율 점포 200곳을 폐점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면서 “유통사들이 점포를 구조조정하고 수익성 중심 경영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온라인 사업의 성과가 더디다는 점이다.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 부문인 신세계몰의 지난해 매출액 신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1423.0%를 기록했지만 198억원대에 그쳤다. 롯데쇼핑 역시 지난 3월 온라인 통합 플랫폼 ‘롯데 ON’을 출범했지만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 유통공룡들은 황금기를 다시 열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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