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어 오르는 세계展

➊이지연, 5월의 꽃1, 103×187㎝, oli on linen, 2020 ➋이지연, 쉬는 새2, 32×41㎝, oli on linen, 2020 ➌임희재, 모두의 건강한 삶, 162.2×112.1㎝, oli on canvas, 2020 ➍임희재, wallpaper01, 80.3×116.8㎝, oli on canvas, 2020
➊이지연, 5월의 꽃1, 103×187㎝, oli on linen, 2020 ➋이지연, 쉬는 새2, 32×41㎝, oli on linen, 2020 ➌임희재, 모두의 건강한 삶, 162.2×112.1㎝, oli on canvas, 2020 ➍임희재, wallpaper01, 80.3×116.8㎝, oli on canvas, 2020

갤러리 드로잉룸은 작가의 언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일상과 예술의 접점, 이를테면 ‘만남의 장’을 자처한다. 이를 위해 시대성과 작가정신을 지향하는 현대미술과 디자인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전달하려 다양한 기획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런 드로잉룸이 연간 기획으로 신진작가도 발굴한다. 열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가들과 갤러리가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번 ‘부풀어 오르는 세계’ 전시에 소개되는 임희재·이지연 작가가 바로 ‘2020년 신진작가 개인전 공모’에서 선정된 주인공들이다. 두 작가는 평면의 캔버스에 그들만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캔버스 안의 공간은 그리는 손으로 부풀었다가 이미지로 고정되며 납작해진다. 그러나 촉각은 움직임의 기억을 담을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이 있다. 만지는 손이 만들어낸 기억은 전염성이 강해 그리는 이의 것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전시 공모 작가의 글처럼 두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평면을 탐구한다. 이지연 작가는 친밀하고 원초적으로 캔버스를 대한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신체 반응과 대상 사이의 고찰을 구체화한다. 산책을 하면서 만나는 풍경, 실내에서 바라본 바깥 등 눈앞에 존재하는 순간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신체 반응과 마주한다.

반면 임희재 작가는 촉각과 시각으로 경험한 것을 담아낸다. 광고 또는 상업용 풍경사진에서 볼 수 있는 단면의 이미지를 활용해 그 위에 붓질을 해가며 화면 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식이다. 철학가이자 평론가인 발터 벤야민(1982~1940년)은 “어떤 경험을 만들 수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위로도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임희재 작가는 사진을 통해 역으로 회화의 아우라를 재발산하는 거다. 작가의 붓과 손으로 덧붙여진 터치는 표면에서 시각적으로, 또는 다른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이들이 회화의 자리를 걱정한다. 온라인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눈으로 회화를 감상하는 이들이 줄어들 거란 우려에서다. 그런 가운데 두 작가가 외부와 내부, 단절과 접촉, 압축과 팽창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세계로 초대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평면의 캔버스와 마주하는 ‘부풀어 오르는 세계’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드로잉룸에서 9월 19일까지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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