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위기경영 통할까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홈플러스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해 내놓는 전략이 잘 먹히지 않자 점포 매각으로 자산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반발이 거세지만 지금 상황에선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도 홈플러스에는 부담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위기 속 홈플러스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홈플러스가 자산 확보를 위해 점포 매각에 나섰다.[사진=뉴시스]
홈플러스가 자산 확보를 위해 점포 매각에 나섰다.[사진=뉴시스]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홈플러스가 잇따라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 7월에만 경기 안산점과 대전 탄방점의 자산유동화(매각)를 확정지은 데 이어 대구점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2000년 오픈한 안산점(홈플러스 3호점)은 수도권 1호점이란 상징을 갖고 있는 점포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안산점이어서 회사의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있지만, 미래를 위한 현금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점포를 줄줄이 매각하고 있는 이유는 창사 이래 최악의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7%, 38.9% 감소한 7조3002억원, 1602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운용리스 비용이 영업외비용(이자 비용)으로 적용된 새로운 회계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영업이익은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점포 매각이라는 뼈를 깎는 고통을 결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홈플러스 임원들이 3개월간 급여의 20%를 자진 삭감하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점포 매각을 통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느냐는 거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임일순 사장이 취임한 2017년 10월 이후엔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스토어 ‘홈플러스 스페셜’을 선보였다. 최근엔 지역밀착형 패밀리 커뮤니티몰 ‘코너스(CORNERS)’ 1호점 부산아시아드점을 선보였다. 임 사장이 목표로 삼았던 ‘홈플러스 몰 사업 질적 변신’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 스페셜과 코너스 모두 시장의 평가가 신통치 않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대용량 제품을 들이면서 상품 수를 줄인 탓인지 상품 경쟁력이 되레 떨어졌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사이에서 포지션이 애매해졌다는 지적도 많다. 코너스는 복합쇼핑몰과 뭐가 다르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홈플러스엔 자산유동화가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면서도 “자산유동화로 곳간을 채워나가기엔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벼랑 끝에 몰린 홈플러스의 고민이 앞으로 더 깊어질 수도 있단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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