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살아있다展

➊쌍호흉배雙虎胸背, 사직, 22.8×20.8㎝, 조선 ➋우석 황종하. 맹호도猛虎圖, 비단에 채색, 125×50㎝
➊쌍호흉배雙虎胸背, 사직, 22.8×20.8㎝, 조선 ➋우석 황종하. 맹호도猛虎圖, 비단에 채색, 125×50㎝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 호랑이일 것이다. 호랑이는 신통력 있는 영물靈物이자, 해학적이고 친근한 모습으로 오랜 시간 우리 민족과 함께하고 있다. 단군신화에 곰과 함께 등장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땐 마스코트 ‘호돌이’로 우리 민족을 대변했다. 그런 호랑이를 주제로 한 전통유물·회화·현대영상·설치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획전 ‘호랑이는 살아있다’가 열린다.

코리아나미술관·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의 호랑이 관련 소장품과 현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열리는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는 크게 전통 섹션과 현대 섹션으로 나뉜다. 전통 섹션에선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노리개·흉배자수·가마덮개 등이 소개된다. 호랑이발톱 노리개는 호랑이발톱에 잡귀를 쫓고 액운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어 옛 선조들이 만들어 착용했던 장신구다. 무관의 의복을 장식했던 호랑이 흉배 장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리아나미술관 소장 미술품 속 각양각색의 호랑이도 만나볼 수 있다. 우석 황종하(1877~1952년) 화백의 ‘맹호도猛虎圖’ 속 호랑이는 용맹스럽고 위엄이 가득하다. 반면 민중미술가인 오윤(1946~1986년) 화백의 ‘무호도舞虎圖’ 속 호랑이는 신명 나게 춤을 춘다. 운보 김기창(1913〜2001년) 화백이 88올림픽을 기념해 제작한 석판화 속 호랑이는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현대 섹션에선 회화·영상·설치작품으로 한민족의 호랑이를 해석한다. 백남준 작가가 새천년 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한 비디오 조각작품 ‘호랑이는 살아있다(2000년)’를 비롯해 한주예슬 작가가 1970~1980년대 유행했던 호랑이 스킬자수 골동품을 변형해 제작한 시리즈(20 18~2019년)가 소개된다.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호랑이와 함께 지낸 사람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필립 워널(Phillip Warnell)의 다큐멘터리 ‘할렘의 밍(Ming of Harlem·2014년)’도 흥미롭다.

역사를 관통하며 언제나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호랑이를 조명한 ‘호랑이를 살아있다’는 오는 9월 7일부터 12월 19일까지 코리아나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매주 일요일과 추석연휴(9월 30일~10월 4일)에는 휴관한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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