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스마트 병원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 병원의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 전염병으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고 보호 장비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선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비대면 진료기술의 개발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에 있는 병원들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스마트병원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그 뒤에서 엔비디아의 GPU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체온 측정·환자 확인 등이 가능한 스마트 병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체온 측정·환자 확인 등이 가능한 스마트 병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이 활발히 퍼지고 있다. ‘존경합니다’라는 의미의 수어로 코로나19에 맞서 분투하는 의료진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는 캠페인이다. 좀처럼 종식되지 않는 코로나19 탓에 의료진은 몇 달째 어려운 환경 속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환자 수에 비해 부족한 인력, 무겁고 답답한 보호복은 의료진을 힘들게 하는 주요인이다. 

이 때문이지 인공지능(AI), 5G 등 첨단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병원의 필요성이 높아짐과 동시에 관련 시장의 성장세도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 마켓리서치는 글로벌 스마트 병원 시장 규모가 지난해 258억 달러(약 30조원)에서 2027년엔 무려 1288억9000만 달러(약 15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첨단기술로 무장한 스마트 병원들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어떤 일들을 해냈을까.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의 병원 10곳은 열화상 카메라와 센서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구축해 코로나 사태에 대응했다. 이를 구축한 업체는 의료 스타트업 ‘화이트보드 코디네이터(이하 화이트보드)’다. 앤드류 고스틴 화이트보드 CEO(노스웨스턴 메디슨 레이크 포레스트 병원 중증환자 마취전문의)가 의료업계 효율화를 목표로 개발했다. 

 

코로나가 창궐하자 병원들은 화이트보드를 통해 발열 증상자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나섰다. 화이트보드의 열화상 카메라는 9m 거리에서 한 프레임당 최대 36명을 측정할 수 있었다. 병원 출입문에 설치한 열화상 카메라를 네트워크에 연결해 매일 병원을 드나드는 6000명 중 10건 이상의 발열 증상자를 가려냈다. 화이트보드의 열화상 카메라 설치 후 줄이 길게 늘어섰던 출입구의 정체가 해소됐고, 문앞을 지키는 인력도 4명에서 1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결과를 지켜본 100여개 병원들이 화이트보드 열화상 카메라를 주문했고, 현재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22곳이 넘는다.

병원들은 화이트보드 측에 ‘디지털 창문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도 했다. 간호사가 병실에 직접 가지 않아도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달라는 거였다. 화이트보드는 10개 병원에 야간투시 기능과 마이크를 장착한 카메라 400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영상은 엔비디아 GPU를 이용해 원내 모든 디스플레이에서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앤드류 고스틴 CEO는 “카메라로 원격 시청(remote vie wing)이 가능해지자 간호사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환자를 체크하기 위해 병실에 들어가는 횟수를 줄여 안전할 뿐만 아니라 보호장비 소비량도 크게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을 지키고 보호장비의 낭비를 막아낸 화이트보드의 시스템 뒤엔 엔비디아의 기술이 있었다. 화이트보드의 열화상 카메라와 환자 모니터는 총 36대의 엔비디아 RTX 2080 Ti GPU와 연결돼 있다. 환자 모니터링, 재고관리, 리소스 스케줄링, 보안앱 등을 위한 블루투스와 RFID(전자태그) 센서를 지원하는 화이트보드의 시스템도 엔비디아 젯슨 TX2 GPU로 구동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이트보드는 발열 증상자 분별, 마스크 착용 유무 탐지 등을 위해 병원 시스템에 엔비디아 클라라 가디언(Clara Guardian)을 도입할 계획이다. 클라라 가디언은 AI가 탑재된 스마트 센서를 병원 네트워크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앱 프레임 워크다. 클라라 가디언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지능형 영상 분석과 대화형 AI 기능을 제공한다. 엔비디아 EGX 엣지 AI 플랫폼과 결합하면 수백개의 기기에서 AI 앱을 안전하고 쉽게 배포할 수 있다. 

고스틴 CEO는 “의대생 시절 본 의료업계는 호출기·팩스를 사용하는 곳이 숱할 만큼 기술력이 뒤처져 있었다”며 “매일 서류를 처리하느라 정작 환자를 돌볼 시간이 부족해 이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화이트보드의 시스템은 의료업계의 기술적 진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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