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 vs 가맹점주, 문 열어도 걱정 문 닫아도 걱정
카페 사장 vs 가맹점주, 문 열어도 걱정 문 닫아도 걱정
  • 심지영 기자
  • 호수 405
  • 승인 2020.09.09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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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관점에서 풀어본
자영업자의 서로 다른 애환

수도권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는 수많은 자영업자에게 타격을 입혔다. 생계를 위협할 만한 강력한 조치였음에도 기준이 애매모호한 탓에 자영업자들의 원성을 샀다. 가장 논란이 일었던 건 프랜차이즈 카페만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는 점이다. 당사자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개인 카페 사장 A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B씨의 이야기를 1인칭으로 풀어봤다. 

수도권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됐지만 모호한 기준 탓에 비판이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됐지만 모호한 기준 탓에 비판이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개인 카페 사장의 눈 = 7년 넘게 카페를 하는 동안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었다. 그동안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주택가 골목에서 작은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가까이에 아파트 단지도 있어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교복을 입고 찾아오던 학생에서 어엿한 직장인으로 성장한 단골손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많은 게 바뀌었다. 주말이면 삼삼오오 카페에 모여 수다를 떨던 단골손님들이 사라졌다. 

대신 못 보던 손님들이 가게를 찾아왔다. 내 가게가 있는 골목에서 300m 정도 걸으면 대로변이 나온다. 큰길을 따라 형성된 상권엔 스타벅스커피·할리스커피·투썸플레이스 등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줄지어 있다. 평소엔 그곳으로 가던 손님들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매장의 운영이 중단되자(8월 30일) 여기로 몰려왔다.

처음에는 제재를 받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침부터 서너명씩 몰려와 마스크를 내리고 수다를 떠는 손님들을 보니 덜컥 겁이 났다. ‘테이블이 6개밖에 없는 좁은 가게인데, 확진자가 한명이라도 나오면 어떡하지.’ 손님이 오는 기쁨도 잠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고 매출이 엄청 늘어난 것도 아니다. 매출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대비 70~80% 수준이다. 애초에 동네 상권이라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았는데,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자 주민들이 외출을 하지 않은 탓이다. 오후가 되면 골목은 고요해졌다. 배달 서비스를 하면 좀 낫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섣불리 도입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수수료가 만만치 않았다. 1만원어치를 팔아도 배달앱과 배달대행업체에 수수료를 주고 나면 남는 건 3000~4000원대에 그쳤다. 게다가 아르바이트생 1명과 번갈아가며 일하는 상황에 배달 수요를 맞출 자신이 없었다. 문의라도 해볼까 싶어 배달앱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배달 서비스를 하려는 가게가 많아 통화조차 어려웠다.

매장 손님 늘었지만 ‘불안’

고민 끝에 운영시간을 단축했다. 원래 오후 11시까지 가게를 열었지만 한동안은 오후 9시까지만 할 생각이다. 지침대로면 9시 이후에도 포장·배달은 할 수 있지만 그냥 문을 닫았다. 배달 서비스를 할 생각은 없고, 음식점도 아닌 카페에 9시 이후 포장 손님은 많지 않아서다. 가장 고민되는 건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는 일이다. 월세·전기세·재료비 등 고정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져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성실히 일한 친구에게 ‘그만 나오라’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이 너무 무겁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눈 = ‘일주일간 매장을 운영할 수 없다’니. 청천벽력이었다. 나는 중소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점주다. 매장을 연 지 3개월 만에 위기를 맞았다. 처음 문을 열 땐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시기에 사업을 시작하는 게 아닌지 조금 걱정이 됐지만, 산업단지 옆인 데다 ‘원룸촌’도 있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예상은 적중했다. 점심시간이면 회사에서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이 줄을 섰고, 매장은 ‘카공족’이나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로 가득 차곤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30일,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수도권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면서 프랜차이즈 카페의 매장 영업이 중단됐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이게 무슨 소린지. 다른 식음료 매장은 감염 위험이 없다는 얘긴가. 같은 프랜차이즈인데도 만화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은 운영할 수 있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그곳도 사람이 모이고 음식을 먹고 수다를 떠는 공간이 아닌가. 

개인 카페도 마찬가지다. 2~3층짜리 초대형 규모 카페라도 가맹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버젓이 운영하는 모습에 분통이 터졌다. 매장 규모나 객석 수가 제재 기준이었다면 납득했을 텐데,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소형 브랜드를 택한 것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지점은 몇개 없지만 본사의 관리가 철저한 것이 마음에 들어 이 브랜드를 택했다. 운영하는 동안 음료와 디저트가 맛있다며 찾아오는 손님도 많았다. 그런데 웬걸, 매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포장 손님조차 끊겼다. 

지갑 닫은 탓인지 배달도 적어

인근의 프랜차이즈 카페 모두 테이블을 치웠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스타벅스 등 대형 브랜드나 저가 커피 브랜드는 포장 손님이 간간이 이어졌다. 대형 브랜드도 아니고 가격이 아예 저렴하지도 않은 중소형 브랜드는 스쳐가는 이들이 더 많다. 하루 매출이 2만원이니, 3만원이니 점주들끼리 ‘웃픈’ 농담을 주고받는 것이 서글펐다. 

수도권의 프랜차이즈 카페는 규모와 상관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매장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도권의 프랜차이즈 카페는 규모와 상관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매장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달 주문이라도 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어째서인지 잠잠했다. 반나절 동안 배달 주문이 ‘0’건인 날이 숱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람들이 아예 지갑을 닫는 모양이었다. 케이크 등 디저트는 인기가 많았지만 일부러 판매하지 않았다. 매장 손님이 없으니 만들어봤자 버릴 게 뻔해서다. 혹시나 손님이 찾을까봐 포장된 제품을 몇개 뒀지만 역시 잘 팔리지 않았다. 

대책 없이 떨어진 매출에 한숨만 나온다. 더 무서운 건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거다. 당장의 매출도 문제지만 미래가 더욱 걱정이다. 차라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했다면 모두가 힘들어도 감염자는 크게 줄어들었을 거라는 생각마저 든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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