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백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뮤지컬 ‘백범’에선 출연진 모두가 김구를 맡는다. [사진=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뮤지컬 ‘백범’에선 출연진 모두가 김구를 맡는다. [사진=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조국의 독립을 위해 살았던 백범 김구 선생의 파란만장한 70여년 인생이 뮤지컬로 탄생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2년여간 기획·제작한 창작뮤지컬 ‘백범’이 무대에 오른다. 백범은 지난해 상연한 동명의 낭독뮤지컬과 달리 김구의 전 생애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선보인다. 독립운동가로서의 ‘김구’뿐만 아니라 신분 상승을 위해 과거에 응시한 소년 ‘김창암’, 치하포 사건으로 재판에 회부된 청년 ‘김창수’, 탈옥수로 떠돌다 어렵사리 인연을 만나는 김구까지 생애 곳곳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품은 나이 지긋한 중년 남성 독립운동가라는 백범 김구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집중했다. 우선 총 18명의 남녀 배우가 모두 백범을 맡는다. 각 장마다 흰색 두루마기와 검은 뿔테 안경을 착용한 배우가 그 장의 백범이 된다. 성별 구분 없이 모두가 백범이 되는 설정은 100여년 전 남성 중심의 시대에 박제되지 않고 현재와 통하는 이야기라는 의미가 담겼다. 이를 위해 뮤지컬 ‘칠서’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작가 장성희와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전설의 리틀 농구단’의 연출가 장우성이 의기투합했다. 

이미지 탈피를 위해 힙합과 랩을 사용하는 것도 독특하다. 시대에 저항한 백범의 정신을 담은 강렬한 랩이 쏟아진다. 힙합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군무와 의자, 감옥 창살 등 소품을 활용해 펼치는 퍼포먼스도 색다른 볼거리다. 뮤지컬 ‘드라큘라’ ‘스위니 토드’ ‘지킬 앤 하이드’ 등 쟁쟁한 작품들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온 원미솔 작곡가가 활약했다. 힙한 음악과 어우러지는 변화무쌍한 퍼포먼스는 안무가 홍유선이 완성했다.   

작품은 1막과 2막으로 나뉜다. 1막에선 김구의 어린 시절부터 조국이 해방을 맞이하는 순간까지의 이야기다. 2막은 해방 이후 불행한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마지막 4년을 다룬다. 각 생애의 김구에는 김명희·채태인·권상석·최현선·이정수·민준호·유신·윤유경·송임규·윤지인·진태화·김승용·김다경·김서안·남궁혜인·장재웅·정원철·신은총이 캐스팅됐다. 이들 모두 백범을 맡아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백범의 모습을 릴레이로 연기한다. 인간으로서의 김구와 그의 정신을 담은 창작뮤지컬 백범은 9월 17일부터 10월 4일까지 국립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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