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운동 정말 승리했을까
동학개미운동 정말 승리했을까
  • 강서구 기자
  • 호수 406
  • 승인 2020.09.15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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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매수 상위종목 7개 수익률 분석

올해 국내 증시를 이끈 주인공은 개인투자자였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린 개미들의 매수세가 코로나19로 폭락한 증시를 회복시켰다. 다행히 수익률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한 설문조사 결과, 투자자 2명 중 1명이 ‘올해 주식투자로 수익을 봤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기관투자자에 밀리고, 외국인 투자자에 치였던 개인투자자가 이번만은 정말 승리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개인투자자, 외국인 투자자, 기관투자자의 2020년 3~5월, 6~8월 순매수 상위종목 7개 수익률을 각각 분석해 봤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다.[사진=뉴시스] 

개인투자자의 활약을 빼면 2020년 국내 증시를 논하기 어렵다.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폭락기에 국내 증시를 든든하게 받쳐준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매도세를 메운 건 개인투자자였다. 이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올해(8월 말 기준)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38조9413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기타 법인 제외)와 외국인 투자자(기타 외국인 제외)가 국내 증시에서 각각 13조7964억원, 24조4016억원을 팔아치운 것을 감안하면 거래 양상이 극명하게 엇갈린 셈이다. ‘개미들이 외세와 관군에 맹렬히 맞서 국내 증시를 지켜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3월 19일 1457. 64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지난 8일 2401.91포인트로 944.27포인트(64.7%)나 상승한 결과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42 8.35포인트에서 878.29포인트로 2배 이상(105%) 올랐다. 지수 상승세만 놓고 보면 어지간하면 주식투자로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다.

이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갤럽이 8월 25~27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식 투자자의 50.0%가 ‘올해 (주식투자로) 이익을 봤다’고 답했다. ‘손해를 봤다’는 응답자는 26.0%에 머물렀고, ‘이익도 손해도 안 봤다’는 응답은 23.0%였다. 주식투자자 2명 중 1명이 투자로 이익을 본 셈이다.

한국갤럽이 1990년 이후 7차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익을 봤다는 비율이 손해를 봤다는 응답보다 높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장 최근 실시된 2014년 조사에서도 주식투자로 이익을 봤다고 답한 개인투자자는 23.0%에 불과했다.

증시 반등시킨 ‘동학개미’


그렇다면 기관·외국인과의 수익률 경쟁에서도 승리했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투자자별 순매수 종목(상위 7개)의 주가 흐름을 살펴봤다. 기간은 국내 증시가 최저점을 찍었던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로 정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코스피지수가 최저점을 찍고 2000포인트를 회복했던 3~5월과 2000포인트에서 2400포인트로 상승했던 6~8월 두 구간으로 나눠 수익률을 살펴봤다. 수익률은 월초 대비 월말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3~5월 수익률 = 3~5월 투자자별 수익률을 살펴보자. 이 기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현대차·삼성전자우·SK하이닉스·삼성SDI·카카오·네이버다. 낙폭이 컸던 우량주와 코로나19로 주목받기 시작한 언택트(untact·비대면) 관련주가 대거 포진해 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LG화학·삼성바이오로직스·LG생활건강·현대차·롯데케미칼·에쓰오일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펄어비스·한진칼·셀트리온제약·에이치엘비·넷마블 등 주로 제약·바이오주에 많이 베팅했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삼성전자의 주가는 3월 2일 5만5000원에서 5월 29일 5만700원으로 7.8%(4300원) 하락했다. 국내 증시가 최저점을 찍었던 3월 19일 이후 회복세가 빠르지 않았다는 의미다. 현대차 -20.0%(11만3500원→9만800원), 삼성전자우 -6.8%(4만6000원→4만2850), SK하이닉스 -11.5%(9만2100원→8만1500원) 등 다른 종목의 수익률도 부진했다.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사진=연합뉴스]

물론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도 있다. 삼성SDI·카카오·네이버다. 삼성SDI는 같은 기간 30만4500원에서 35만9000원으로 17.8 % 상승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50.5% (17만5000원→26만3500원), 29.1%(17만5000원→22만6000원)나 올랐다. 사실상 두 종목 덕분에 3~5월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7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7.32%를 기록했다.

주식에서 수익 본 개미

같은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기관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7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7%(SK하이닉스 -11.5%, LG화학 3. 5%, 삼성바이오로직스 33.1%, LG생활건강 13.2%, 현대차 -20.0%, 롯데케미칼 1.8%, 에쓰오일 6.2%)였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2개로 개인투자자(4개)보다 적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46만7000원→62만2000원)를 제외하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이 많지 않았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가장 높은 수익률인 34.7%를 기록했다. 3~5월 순매수 상위 7개 종목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하나도 없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셀트리온제약이다. 3월 초 4만60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5월 말 9만1700원으로 125.8%(5만100원) 올랐다.

이밖에도 셀트리온 20.5%, 삼성바이오로직스 33.1%, 펄어비스 11.8%, 한진칼 28.2 %, 에이치엘비 16.7%, 넷마블 7.3% 등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주목받기 시작한 제약·바이오주와 게임 관련주에 개인·기관보다 한발 빨리 투자했다는 얘기다.

■6~8월 수익률 =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6~8월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독주가 이어졌다. 이들이 이 기간에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5만1200원→5만4000원·수익률 5.4%), 셀트리온(22만7500원→29만7000원·30.5%), LG전자(6만원→8만4200원·40.3%), 알테오젠(25만6600원→20만9000원·-18.5%), 포스코(18만2500→18만4500원·1.0%), 신풍제약(2만1250원→13만6000원·540.0%), 아모레퍼시픽(16만6000원→16만8000원·1.2%)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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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바이오시밀러기업 알테오젠이 유일했다. 6~8월 외국인 투자자의 수익률을 끌어올린 종목은 신풍제약이다. 코로나19 치료제로 투자자의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3개월 만에 6.4배나 올랐다. 그 결과, 6~8월 외국인의 평균 수익률은 85.7%에 달했다. 그렇다면 6~8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수익률은 어땠을까. 이 기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7개 종목에는 SK하이닉스·카카오·SK·네이버·SK바이오팜·삼성전자우·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름을 올렸다.

외인·기관 넘기 어려워

이중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SK하이닉스(8만3600원→7만5100원·수익률 -10.1%)와 SK(24만3000원→21만4000원·수익률 -11.9%)였다. 삼성전자우는 5.6%(4만4950원→4만75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0.7% (9만4100원→10만100원) 상승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6~8월에도 각각 54.1%, 36.0%로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7월 2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12만7000원→16만3500원) 역시 28.7% 상승세를 타면서 개미투자자의 욕구를 부추겼다.

그럼에도 개미투자자의 수익률은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자에도 크게 못 미쳤다. 6~8월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7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6.1%였는데,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수익률은 85.7%, 기관투자자는 35.3%(LG전자 40.3%·현대모비스 8.7%·현대차 76.5%·SK바이오팜 28.7% ·미래에셋대우 47.1%·기아차 22.6%·삼성바이오로직스 23.6%)였다.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오랜만에 웃은 건 사실이지만 외국인과 기관에는 못 미쳤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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