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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달라진 배송전략

유통업계가 시간 단축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의 ‘어제 잡아 더 신선한 생닭’. [사진=홈플러스 제공]
유통업계가 시간 단축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의 ‘어제 잡아 더 신선한 생닭’. [사진=홈플러스 제공]

유통업체들이 ‘시간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GS25는 초단기·초소량 배송을 확대했다. 8월 19일 GS25는 업계 최초로 자체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우딜)’ 서비스를 도입했다. 우딜은 배달기사가 GS25의 상품을 도보로 이동하며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달 반경은 상품을 픽업하는 매장에서부터 1.5㎞ 내 지역, 상품 중량은 5㎏으로 한정했다. 정식 론칭 전 2주간 진행된 테스트에서 모든 배송은 30분 내 이뤄졌다. 생필품 배달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전문업체의 영역이었지만, 시장이 커지자 아예 편의점이 자체적인 배달 인력을 확보하고 나선 거다. 

유통공룡도 초단기·초소량 배송에 뛰어들었다. 롯데온의 ‘한시간 배송’ 서비스는 롯데GRS·롯데마트·롭스 등 롯데 계열사 제품을 1시간 이내에 배달해 준다. 주문 시간이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인 데다 최소 주문금액이 없어 1인 가구에 적합하다. 서비스는 온라인 편의점 ‘나우픽’, 배송 솔루션 스타트업 ‘피엘지’와 함께 진행한다. 롯데쇼핑 측은 “1시간 배송 전담 라이더가 있어 소비자와 라이더의 안전을 보장한다”며 “현재는 잠실역 주변 반경 2㎞ 이내만 배송 가능하지만 강남 등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간전쟁은 배송시장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신선식품 분야에서도 ‘초신선’ ‘극신선’을 걸고 시간단축이 한창이다. 지난 1월 현대그린푸드는 업계 최초로 당일 아침에 낳은 달걀 ‘갓란’을 판매했다.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제품으로, 매일 50개씩 소량 입고된다.

홈플러스는 7월부터 ‘어제 잡아 더 신선한 생닭’을 판매 중이다. ‘잡은 지 하루 지난’ 닭이란 콘셉트로 도계와 가공작업을 한곳에서 진행해 유통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롯데마트는 초신선 품목을 확대하는 데 가장 적극적이다. 3일 돼지고기·즉석 도정미·즉석구이 김·당일 낳은 계란 등 여러 제품군을 확보했다.

유통업체들이 시간전쟁을 시작한 배경엔 코로나 사태로 좀처럼 밖으로 나오지 않는 소비자가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근 편의점을 가는 대신 즉석밥 1개, 아이스크림 한통 등 소량의 제품까지 배달시키는 소비자가 늘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초신선을 들고 나온 것도 같은 이유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하는 소비자의 발길이 끊어지자 신선도를 극단적으로 높인 제품을 소량만 매장에 갖추는 거다. 실제로 입고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사는 소비자가 있을 만큼 모객 효과를 발휘한다. 업체들에 따르면 초신선 제품들의 폐기율은 0%대에 가깝다. 

그렇다면 초단기 배송·초신선식품 전략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는 “소비자가 초단기·초소량 서비스를 경험한 이상 업체들은 전략을 이어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초단기 배송의 필요성을 못 느꼈던 소비자라도 한번 편리함을 체험하면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다. 신선식품도 마찬가지다. 신선식품은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극한의 신선함을 맛본 소비자는 같은 제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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