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M&A 중심축

변화보단 안정을 추구해 다소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공격적 인수·합병(M&A)을 꾀했다. 화장품업체, 의류업체, 건자재업체 등 이종異種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M&A했다. 그 변화의 중심엔 현대홈쇼핑이 있다.

의류업체 한섬을 인수한 현대홈쇼핑이 현대백화점그룹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의류업체 한섬을 인수한 현대홈쇼핑이 현대백화점그룹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10년 6월 15일, 창립 39주년을 맞이했던 현대백화점그룹은 ‘VISION 2020’을 선포하며 ‘내실’과 ‘성장’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밝혔다. 야심찬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2020년이 바로 올해다. 비전 발표 이후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아울렛·면세점 등 유통채널을 늘려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식품계열사를 합병해 현대그린푸드를 신설했다.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제조부문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그룹이 가진 유통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노린 게 특징이다.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이종異種간 합병도 서슴지 않았다. 현대그린푸드가 가구제조업체 리바트(2011년)와 건설기계 중장비업체 에버다임(2015년)을 인수하고, 현대홈쇼핑이 의류제조업체인 한섬(2012년)과 종합 건자재업체 한화L&C(2018년·현 현대L&C)를 사들인 게 대표적이다.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그룹의 공격적인 투자를 ‘안정적 현금창출능력’으로 뒷받침하는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금창출능력이 연평균 1700억원이 훌쩍 넘는 현대홈쇼핑은 투자금액이 적은(연평균 87억원) 유통이란 본업의 특성상 현금성 자산이 쌓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홈쇼핑은 그룹의 핵심 M&A를 주도해왔고, 앞으로도 신규사업에 계속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M&A가 현대홈쇼핑을 중심축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첫째 축은 ‘화장품’이다. 현대홈쇼핑이 인수한 한섬은 지난 5월 기능성 화장품업체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약 100억원에 인수했다. 화장품 사업에 본격 진출을 위해 포석을 깐 셈이다. 현대HCN도 최근 화장품 천연연료업체 SK바이오랜드의 지분 27.94%를 1205억원에 인수했다. 

둘째 축은 ‘제조’다. 현대홈쇼핑은 한섬과 현대L&C, 현대렌탈케어 사업부를 갖고 있다. 그룹이 강화하고 있는 화장품과 건자재 사업부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홈쇼핑은 기존 유통망과 연계한 수직적 M&A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간 합병으로 신사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재원이 충분하기 때문에 그룹이 제조부문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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