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들 Le Fils

연극열전 8번째 시즌의 세번째 연극  ‘아들 Le Fils’가 개막했다. [사진=연극열전 제공]
연극열전 8번째 시즌의 세번째 연극 ‘아들 Le Fils’가 개막했다. [사진=연극열전 제공]

한국사회에서 정신질환은 여전히 터부시된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만큼 우울증을 앓는 이들이 숱하지만 병원을 다니는 것조차 떳떳하게 밝히기 어렵다. 정신질환을 가진 가족이 있는 가정에서 대처할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연극 ‘아들 Le Fils’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자녀와 그 부모가 느끼는 어려움을 다룬 이야기다. 

연극열전 시즌8의 세번째 작품 ‘아들 Le Fils’는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2016년 상연한 ‘아버지’ ‘어머니’에 이은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자 한국 초연작이다. ‘아들 Le Fils’는 이혼한 부모와 아들의 관계를 통해 가족 해체와 정신건강 문제를 조명한다. 일상 속에서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고, 그 과정에서 마음의 문제가 드러난다. 이 작품은 일상을 파괴하는 충격이 얼마나 갑작스럽게 찾아오는지 보여준다. 관객은 누구에게나 생길 법하지만 쉽게 답을 내릴 순 없는 먹먹한 상황에 마주한다. 

작품의 내용은 이렇다. 아들 ‘니콜라’는 부모의 이혼 후 3개월째 학교에 가지 않는다. 엄마 ‘안느’는 전 남편 ‘피에르’를 찾아가 해결 방법을 의논한다. 대화 끝에 니콜라는 재혼한 아빠의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니콜라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듯 했지만 다시 학교에 가지 않는다. 아빠는 크게 실망하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갈등은 더 깊어진다. 

작품은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아몬드’ 등에서 타인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 극단 ‘청년단’의 민새롬 대표가 연출했다. 해체된 가정과 아픈 아들 앞에서 죄책감, 연민 등을 오가는 아빠 피에르 역은 배우 이석준이 맡았다. 헤어진 부모 사이에서 겪는 고통을 생명력 있게 표현하는 아들 니콜라 역은 이주승, 강승호가 열연한다.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들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엄마 안느 역엔 정수영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니콜라에게 최선을 다하는 새엄마 ‘소피아’ 역엔 양서빈이 캐스팅됐다. 마음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라고 제안하는 의사와 간호사 역은 각각 송영숙과 안현호가 연기한다. 일상의 대화와 연극 문법 사이를 넘나드는 연극 ‘아들 Le Fils’는 11월 2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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