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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글로벌 | 신사업 모듈러 주택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4월과 9월 서울대 문경 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에 연이어 음압 병동을 시공했다. 문경과 서울의 음압 병동 모두 현장에서 자재를 조합해 준공하는 모듈러 건축물이다. 새 사업 분야로 모듈러 건축을 고른 건 잘한 일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코오롱글로벌의 신사업 모듈러 주택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 코오롱모듈러스는 모듈러 건축을 신사업으로 삼았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 코오롱모듈러스는 모듈러 건축을 신사업으로 삼았다.[사진=더스쿠프 포토]

3층짜리 건물을 짓는 데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국토교통부의 공사기간 산정 기준에 따르면 평균 7개월이다. 전염병이나 재난이 발생해 급하게 건물이 필요할 때 이 기간은 너무 긴 시간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모듈러 건축이다. 모듈러 건축의 핵심은 ‘조립’이다.

일반적으로 모듈러 건축은 외부에서 생산한 패널,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등 여러 부재를 현장으로 가져와 합친다. 레고처럼 뚝딱뚝딱 조립하는 방식이란 얘기다. 이런 특징 때문에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모듈러 건축시장은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최근 실적으론 2017년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만들어진 모듈러 공공주택과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단 숙소 등이 있다. 그렇다고 소홀하게 취급할 시장은 아니다. 국토부가 2025년까지 모듈러 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모듈러 건축 시장을 주목한다. 2018년 미국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종합건설회사 중 67.0%가 ‘앞으로 3년간 모듈러 건축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런 흐름에 맞춰 지난 6월 모듈러 건축 전문 자회사인 ‘코오롱모듈러스’를 설립했다. 모듈러 건축이란 신시장을 잡겠다는 계산에서였다. 설립된 지 3개월 남짓, 실적은 조금씩 쌓이고 있다. 코오롱모듈러스는 현재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 30병상 규모의 3층 음압 병동을 만들고 있다. 준공 목표 시점은 9월 말이다. 현장 시공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코오롱글로벌은 9월 두바이 소재 첨단기술 연구단지에 들어갈 모듈러 주차장의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알찬 실적 때문인지 목표도 크다. 올해 예상 매출은 100억원이지만 2025년까지 3000억원대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아파트·청년임대주택 등 공동주택이나 상업시설까지 사업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문제는 국내 환경이다. 대학병원이나 국립중앙의료원은 음압병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모듈러 건축이 가능했지만 대개의 경우 모듈러 건축은 공공기관의 발주 경쟁에 끼어들기 어렵다. 대부분의 시공사 선정이 현장 시공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부자재를 미리 만들어오는 모듈러 건축이 경쟁에 참여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모듈러 건축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나선 코오롱글로벌은 이런 난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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