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재료 전문업체 솔브레인

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면 각 사업 분야는 ‘전문성’을 갖춘다. 경영과 사업을 분리할 수 있어서다. 화학소재 전문업체 솔브레인은 지난 7월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화학소재와 관련이 없던 마스크팩, 금융 자회사를 지주사로 넘긴 솔브레인은 순수 소재기업의 면모를 갖췄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솔브레인은 소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솔브레인은 소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솔브레인이 7월 1일 인적 분할을 단행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자회사와 투자를 담당하는 솔브레인홀딩스와 소재에 집중하는 솔브레인으로 나뉘었다. 매출과 이익 변동성이 높았던 마스크팩 회사와 금융 자회사는 지주회사인 솔브레인홀딩스가 가져간다. 솔브레인은 주사업이던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2차전지 재료사업에 집중한다. 순수 소재기업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시장 반응은 호의적이다. 분할 이후 재상장 첫날인 8월 6일 솔브레인과 솔브레인홀딩스는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었다. 주요 매출처인 반도체 시장의 분위기가 상반기에 나쁘지 않았다.

솔브레인이 30여년 IT 산업체에 필요한 정밀화학 소재산업에 투자해온 것도 알찬 결실을 봤다.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되면서 솔브레인의 불화수소가 일본산의 대체품으로 떠오른 건 대표적 사례다. 12나인(Nine)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99.999%)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회사는 일본 불화수소 공급사의 빈자리를 기술력 하나로 메우는 데 성공했다. [※ 참고: 불화수소는 플루오린화 수소(hydrogen fluoride), 에칭가스 등으로 불린다. 플루오린과 수소의 화합물로, 화학식은 HF다. 의약품 및 중합체를 포함한 많은 중요 화합물의 중요한 원료다.] 

솔브레인의 주고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한 올 상반기, 서버용 메모리 수요만은 선방했다. 이는 식각액(에천트ㆍEtchant) 등 반도체 관련 소재를 생산하는 솔브레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디스플레이 부문에도 호재가 있다. 올 하반기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廣州 2기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면 솔브레인 재료 부문의 실적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매출 비중(전체 매출의 10% 안팎)이 높진 않지만 솔브레인은 2차전지를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국내 2차전지 전해액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솔브레인은 헝가리에 2차전지 공장을 건설 중이다.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과의 협력체제가 훨씬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를 발판으로 전기차용 4세대 배터리 생산량이 늘어나면 2차전지가 솔브레인의 미래성장동력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다. 

올해 2분기 인적 분할 전 솔브레인의 매출은 2484억원, 영업이익은 4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3.23%, 5.24%의 성장률이다. 분기 성적은 아쉽지만 2020년 매출액은 1조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매출은 전년 수준,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한 수치다. 이 점을 반영해 목표주가는 35만원으로 제시한다.

글=이종현 하이투자증권 대구WM 과장 | 더스쿠프
rangers79@naver.com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