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

[2019/청사초롱/서울/오상민작가]
[2019/청사초롱/서울/오상민작가]

# 얼마 전 친한 형이 결혼을 했습니다. 군대 때 맺은 오랜 인연입니다. 아쉽게도 식장에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친구 중에는 결혼식을 두번 미룬 친구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결혼식을 치르겠다고 합니다. 미룬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닌가 봅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축하를 해주는 일도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 청사초롱은 신랑이 말을 타고 신부의 집으로 떠날 때, 그리고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시집올 때 길을 비추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청사초롱은 곧 혼례식을 의미하는 뜻으로 통용되었습니다. 

# 1년 전 창경궁입니다. 야간개장 때 들어가니 입구에서 청사초롱을 나눠줍니다. 아이들은 처음 들어보는 청사초롱에 신이 났습니다. 깜깜해지기 전이었지만 어두운 나무 그림자 밑으로만 다니며 청사초롱의 불빛을 확인합니다. 아이들에겐 그저 신기한 휴대용 랜턴으로 보이는 듯합니다. 

# 청사초롱의 홍색은 양陽을 상징하며 청색은 음陰을 상징합니다. 음양의 조화입니다. 아이들이 걸어가는 길에 청사초롱의 빛이 비칩니다. 파란색과 붉은색이 섞입니다. 하루빨리 사람들이 다시 모여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꿔봅니다. 

사진·글=오상민 작가 studiotent@naver.com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