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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의 위험한 중국 진출

카카오IX가 중국 상하이에 카카오프렌즈샵을 열었다.[사진=카카오IX 제공]
카카오IX가 중국 상하이에 카카오프렌즈샵을 열었다.[사진=카카오IX 제공]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는 무엇일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캐릭터 산업 백서’에 따르면 캐릭터 호감도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카카오IX의 ‘카카오프렌즈’가 26.8%로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프렌즈가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건 2016년 1월 선보인 캐릭터 ‘라이언’ 덕분이다. 갈기 없는 수사자가 콘셉트인 이 캐릭터는 다른 카카오 캐릭터들을 보듬는 이모티콘으로 출시되면서 이용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결국 카카오프렌즈의 메인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라이언 출시를 기점으로 카카오프렌즈의 실적도 증가세를 띠었다. 카카오IX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5년 103억원, 18억원에서 2016년 705억원, 237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지난해엔 매출 1450억원을 달성해 위세를 떨쳤다. 2016년 11월 강남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한 이래 매장 수도 빠르게 늘어났다. 현재 카카오프렌즈샵은 전국 23개점에 이른다. 이쯤 되면 카카오프렌즈가 ‘한국판 미키마우스’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카카오IX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카카오프렌즈를 글로벌 캐릭터로 키우려면 해외 시장 개척이 필수라서다. 이를 위해 2018년 7월 일본에 현지법인(카카오IX 재팬)을 설립하고 같은 해 12월 시부야에 ‘어피치 오모테산도’를 론칭했다. 매장은 연일 장사진을 이뤘고, 그 덕분에 2018년 1억8000만원이던 일본 법인 매출은 지난해 43억원으로 급증했다. 복숭아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성향을 반영해 라이언 대신 복숭아를 모티브로 만든 ‘어피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전략이 적중했다.

지난 12일엔 중국 상하이上海에도 1호점을 냈다. 천장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금색을 덧입힌 라이언 미러볼을 설치했고, 만두를 형상화한 쿠션·키링 등을 출시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 셈인데, 초반 성적표는 괜찮은 수준이다. 12~13일 주말에만 6000명이 방문할 정도로 붐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현지 기업과의 라이선스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중국 유명 가전 브랜드 ‘메이디’와 콜라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내 인기 브랜드인 ‘로레알’과 ‘고디바’와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역풍을 어떻게 피하느냐다. 2019년 11월 영국 런던에서 운영했던 팝업스토어가 인기를 끌면서 이듬해 정규매장을 개점할 예정이었던 카카오프렌즈의 계획은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혀 물거품이 됐다. 영국을 시작으로 발빠르게 유럽 진출을 노렸던 카카오IX의 계획이 틀어진 셈인데, 중국에서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힘들다. ‘카카오 친구들’의 진격은 코로나19 국면을 무력화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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