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최근 50년간 지구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세계는 지금 지구 환경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세계는 지금 지구 환경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50일이 넘는 장마, 잇단 태풍, 허물어지는 남극 빙하, 시베리아 이상고온…. 지금 세계는 지구 환경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일어나는 재난과 심상찮은 이변에 사람들은 불안하다. 지구 환경의 변화가 우리 일상을 위협할 거란 사실은 모두가 예견한 일이다.

그럼에도 더 많이 더 빨리 소비하는 생활 방식으로 인해 생태계 파괴 현상은 심화할 뿐이다. 더 이상 우리가 직면한 자연의 경고를 외면하거나 그 원인을 막연히 들여다봐선 안 된다. 우리가 풍요롭게 살수록 지구는 피폐해 가기 때문이다. 

먹고 소비하는 우리의 삶은 지구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맘껏 소비하고 쉽게 낭비하며 환경에 해를 가하는 우리의 삶이 지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이야기한다. 오늘날 누리는 풍요 이면의 현실, 이를테면 불평등과 자원 고갈, 넘쳐나는 쓰레기,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기후변화의 결과들을 살피고, 이에 맞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우리가 누려왔던 것들과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세세히 짚어보며 각자의 방식으로 생태계 위기를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이 책은 저자가 2009년 기후변화 강의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저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인구, 평균수명, 식량생산 방식, 에너지 소비 등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이것이 결국 지구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데이터를 정리해 수량화했다. 

이 책에서 수치화해 보여주는 지구에서 일어난 일들은 저자가 직접 실험하고 관찰해서 얻은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 많은 통계와 숫자가 등장하지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며 유쾌한 서술 방식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1969년생인 저자는 지금까지 살아온 50년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중심으로 지구 생태계 변화를 이야기한다. 과학적 사실과 역사를 자신의 삶과 엮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그로 인해 위태로워진 지구 사이의 연결고리를 짚어낸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확실하게 이해하는 데에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지구의 변화를 이야기하기 위한 주요 소재로 저자가 선택한 것은 바로 자신의 삶이다. 저자는 여섯살 때 ‘커빙턴’이라는 이름을 붙인 얼음덩어리 친구가 녹아서 작은 물웅덩이로 변해버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녹아내리는 빙하’를 서술한다. 또한 하트랜드라는 시골 마을의 옥수수밭에서 놀던 어린 시절과 도축장에서 일했던 마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인간이 곡물과 고기를 통해 자연과 삶을 조직해 왔음을 알게 해 준다. 

부록 ‘지구의 풍요를 위하여’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생태계를 고려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실천 지침이라기보다 우리가 삶을 더 폭넓게 전망하고 새롭게 계획하도록 돕는 안내문이라 할 수 있겠다. 아울러 지난 50년간 지구에 일어난 변화를 간단하게 정리한 ‘환경 교리문답’도 함께 실었다. 

세 가지 스토리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지음|수오서재 펴냄


사회적 거리두기와 삶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요즘이다. 이럴 때 손 대신 시를 건네는 건 어떨까.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 이어 류시화 시인이 15년 만에 소개하는 ‘마음챙김’의 시들이다. 당신은 지금 마음챙김의 삶을 보내고 있는가, 아니면 마음놓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시가 당신에게 말을 걸어온다.

「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
안바다 지음|푸른숲 펴냄


갑자기 닥친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해외여행은 물론 타인과의 만남도 제한된 생활 속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 이 책의 저자는 자가격리 상황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여행을 떠난다. 언제든 갈 수 있지만, 한번도 제대로 떠나본 적 없는 곳 ‘우리집’으로 말이다. 저자는 “매일같이 드나들던 현관을 ‘작은 공항’이라 부르는 순간 여행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건조한 일상을 새롭게 바꾸는 ‘꿀팁’이다.

「영화하는 여자들」
주진숙ㆍ이순진 외 지음|사계절 펴냄


한국 영화계엔 얼마나 많은 여성이 활동하고 있을까. 계보를 살펴보자. 1950~1989년 영화계에 여성이라곤 다섯명의 영화감독과 몇십명의 스태프가 전부였다. 지금은 달라졌다. 제작, 연출, 촬영, 조명, 편집까지 여성이 꿈꿀 수 없는 분야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영화인의 활약은 ‘예외’로 여겨지고, 영화 비평이나 영화사의 서술은 남성의 계보가 되기 일쑤다. 이 책은 우리 모두의 영화 역사를 지향한다.

이지은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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