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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수수료 논란과 반란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뉴시스]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스마트폰이 세계인의 필수 아이템이 되면서 모바일 앱 시장의 덩치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만 해도 지난해 모바일 콘텐트 산업의 매출이 26조290억원을 기록했다(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소비자들이 하루 평균 3.7시간 이용하고 연 1200억 달러(139조2000억원)를 지출하는 글로벌 시장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이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건 구글과 애플이다. 각각의 플랫폼인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유통하고 있는데, 둘의 매출을 합하면 국내 시장 매출의 87.8%를 차지한다(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2019년 기준). 사실상 두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두 공룡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구글은 내년부터 앱 내 결제에 부과하는 수수료 정책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구글은 30%에 달하는 앱 내 결제 수수료율을 게임 앱에만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모든 앱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게 변경안의 골자다. 매출의 30%를 플랫폼이 가져가면 앱 개발사들의 부담이 커질 건 불 보듯 뻔하다. 구글의 결정이 앱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애플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8월 14일 게임사 ‘에픽게임즈’의 게임 앱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시키면서다. 에픽게임즈가 앱에 설치한 자체 결제 시스템이 규정 위반이라는 게 이유였다. 앱스토어에선 애플의 전용 결제 시스템만 쓰도록 돼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같은 날 구글플레이에서도 ‘포트나이트’가 삭제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과 애플이 경쟁관계이지만 두 기업에 유리한 룰을 관철하기 위해 행동을 함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그 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규정위반→퇴출’은 사실 앱 마켓에서 특별한 이슈가 아니었다. 애플이 앱스토어 규정에 민감하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픽게임즈가 기다렸다는 듯 미 연방지방법원에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독점금지소송을 제기하면서 일파만파 커졌다.

물론 에픽게임즈가 순수한 의도로 총대를 멘 건 아니다. 이 회사도 PC버전의 앱 마켓(에픽게임즈 스토어)을 운영 중인데, 낮은 수수료율(12%)이 업계에 각인되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구글과 애플의 갑질 논란을 틈타 시장의 판도를 흔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에픽게임즈와 구글·애플의 기싸움이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과하다는 것이다. 앱 마켓은 과연 두 기업의 뜻대로 움직이게 될까. 아니면 에픽게임즈의 반란이 성공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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