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부 재무설계 下

달러나 금 등 현물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문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안전자산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사실 방법도 쉽다. 은행에 가서 달러를 사면 된다. 금을 사려면 은행의 ‘금 통장’을 이용하면 된다. 눈으로 확인하기도 쉽고, 수수료도 낮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똑똑하게 현물 투자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계획을 촘촘하게 세워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계획을 촘촘하게 세워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과 함께 맞벌이에서 외벌이 부부로 전향했던 김한명(가명·48)씨와 민희정(가명·44)씨 부부. 두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두 아들이 고맙긴 하지만, 이에 따른 지출도 만만찮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부는 결혼 후 돈 한푼을 허투루 쓴 적 없다고 자부했지만 좀처럼 모이지 않는 통장 잔고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급기야 이런 부담감이 부부 사이에서 불화로 번지기 시작했다. 생필품을 구입하는 데도 부부 사이에서 잔소리가 늘었다. 김씨가 곧 50대를 바라보고 있는데, 개인연금은 물론 목돈조차 모으지 못한 상황이니 그럴 만도 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부부는 재무상담을 찾았고, 적절한 솔루션을 받아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상담을 진행하면서 필자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워낙 절약하고 사는 부부인지라 줄일 만한 지출이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부가 1·2차 상담을 통해 적자 32만원을 줄이고 여유자금 24만원을 확보한 게 고작이었다. 이 금액으로는 재무 솔루션을 진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아내 민씨의 경제활동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3차 상담에서 민씨가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얻었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아내는 앞으로 식당주방 보조로 일하면서 가계에 보탬을 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슈가 만연한 상황에서 어렵게 구한 일자리여서 그런지 구체적인 월급 액수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선 금액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상담에선 민씨의 소득을 따로 분류해 솔루션을 짜볼 예정이다. 비정기 소득인 상여금(연 650만원)도 평소엔 가계부에 포함하지 않지만, 이번 상담에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므로 CMA통장에 전액 적립하고 비상금 용도로 쓰기로 결정했다.

먼저 5만원씩 납부하던 예금을 아내 소득에서 빠져나가도록 조정했다. 그렇게 5만원 늘어난 잉여자금 29만원은 부부의 노후와 자녀들 교육비를 준비하는 데 쓰기로 했다. 우선 월 10만원씩 개인연금에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상품은 투자수익률을 고려해 비과세이고 사업비가 낮은 저사업비 변액연금상품으로 준비했다. 추후에 15만원이 약간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면 비상금으로 쓰고 남은 CMA통장의 상여금을 개인연금에 추가 납입하는 형태로 보충하기로 했다.

부부는 ‘자녀들 대학등록금 마련’ ‘노후 준비’를 재무목표로 세운 바 있다. 교육비를 마련하는 용도로는 적금(10만원)과 적립식펀드(4만원)를 쓸 예정이다. 원래는 자녀들의 적금을 모두 3년 만기 상품으로 준비해 우대이율을 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첫째 아들은 1년 반이 지나면 고3이 된다. 그때쯤이면 사교육비가 급격히 늘어나게 될 것이므로 적금을 깰 확률이 높다. 따라서 첫째의 적금 상품은 1년 단위로 갱신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했다. 대신 농협·신협·축협 등 약간의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지역은행을 이용해 부족한 금리를 보충했다.

적립식펀드는 장기 계획인 자녀 교육비와 특히 잘 어울리는 상품이다.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적금처럼 일정 금액을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어 좋다. 목돈이 없어도 투자할 수 있고 소액이 투입되므로 투자 위험도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펀드이므로 원금 손실 우려가 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제 아내의 소득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보자. 앞서 언급한 대로 기존에 있던 자유저축 예금통장(5만원)의 금액을 10만원으로 늘린 뒤 아내 소득에서 빠져나가도록 변경했다. 앞으로 민씨가 아르바이트를 하면 점심 식비나 교통비 등 추가 지출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를 제외한 남은 금액의 절반은 달러·금 현물투자에 활용해 보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평소에 꼭 해보고 싶었지만 혼자서 시작하기가 조금 막막했다”며 이 상품을 고른 이유를 설명했다.

부부 말대로 지금은 현물투자를 하기 나쁘지 않은 때다. 현재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돈풀기 정책을 유지하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져 있다는 점도 달러를 매입하기 좋은 이유 중 하나다. 하는 방법도 간편하다. 은행에 가서 돈을 달러로 바꾸면 그만이다. 일단 달러는 매월 환전하고, 금은 1돈씩 2개월마다 사보기로 했다.

추후엔 금 통장, 달러 통장도 운용해볼 생각이다. 금 통장은 금을 저금할 수 있는 상품으로 특이하게 단위가 그램(g)으로 표기된다. 현금으로 입금이 가능하지만 입금하는 날의 금 시세를 기준으로 입금액이 결정된다. 금과 현금으로 둘 다 출금할 수 있지만 현금 출금 시 수수료(1~2%)와 부가세 등의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금을 실물로 인출하는 게 효율적이다. 달러 통장도 금 통장과 개념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현물투자를 하고 남은 나머지 절반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입금하기로 했다. 이 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부부가 앱을 통해 손쉽게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부부간의 의견 교환도 활발해지므로 일석이조다. 여기에 모아둔 돈은 자녀들 대학 등록금의 일부를 지원하거나 나중에 남편이 승용차를 바꿀 때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부부의 재무 솔루션이 모두 끝났다. 29만원의 잉여자금은 각각 자녀 교육비(15만원), 노후 준비(10만원), 적립식펀드(4만원)를 준비하는 데 쓰였다. 앞으로 생길 민씨 소득 중 10만원은 민씨 식비와 교통비에 쓰고, 나머지는 현물투자와 카카오뱅크에 절반씩 투자한다.

이번 상담은 구체적인 여유자금 액수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획을 촘촘히 세우기가 어려웠다. 지출 예산이 명확하게 책정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상담자의 의지도 해이해지기 쉽다. 계획대로 실천하려는 부부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부부가 앞으로도 근검절약하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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