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업 2020 개봉박두

‘유니콘 기업’,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 한국엔 이런 유니콘 기업이 11개나 있다. 미국(220개), 중국(108개), 영국(24개), 인도(21개) 등에 이어 6위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스타트업은 아직 많지 않다. 투자 유치 한계, 평가 기회 부족 등 성장의 발목을 잡는 제약요소가 숱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컴업 2020’을 개최한다. 올해로 2회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컴업 2020’에 국내외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한다.[사진=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컴업 2020’에 국내외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한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는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다(43.5%).”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4월 국내 스타트업 492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스타트업이 그렇지 않은 곳(32.2%)보다 훨씬 많은 셈이다.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스타트업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들 스타트업은 ‘환경 변화로 인한 신규 사업·아이템 발굴(64.6%ㆍ이하 복수응답)’ ‘비대면 연계 서비스 산업 확대(40.0%)’ 등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스타트업을 위한 ‘마당’이 펼쳐진다. 지난해에 이어 2회차를 맞은 ‘K-Startup Week COMEUP 2020(이하 컴업 2020)’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열린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타트업이 변화시킬 10년 뒤 미래(Meet the Future - Post pandemic)’란 슬로건 아래 국내외 창업 생태계 관련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슬로건에서 짐작할 수 있듯 컴업 2020은 코로나19 여파로 급변하는 ▲사회체계(So cial System) ▲근무 환경(Work) ▲삶의 방식(Life) 등 3가지를 주요 주제로 삼았다. 3가지 주제 아래 신사업 트렌드를 반영한 12개의 세션(K-방역ㆍ정책ㆍ디지털 헬스케어ㆍ환경ㆍ오픈 이노베이션ㆍAI&로봇ㆍ원격근무ㆍ제조ㆍ커머스ㆍ교육ㆍ엔터테인먼트ㆍ유통)을 구성했다. 행사는 세션별 강연과 패널토크, 온라인 투자설명회(IR), 비즈니스 미팅 등으로 이뤄진다. 

해외 선진 사례 ‘쏙쏙’  

특히 세션별 강의는 산업 트렌드를 이끄는 글로벌 리더들이 연사로 참여한다. 먼저 컴업 2020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슬아 컬리 대표부터 이성수 SM 엔터테인먼트 대표, 정세주 NOOM(헬스케어 스타트업) 대표, 이재열 서울대(사회학) 교수 등이 단상에 오른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연사도 대거 참여해 선진 사례를 공유한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 코세라(Coursera)의 베티 반덴보쉬 CCO(Chief Content Officer), 에너지 솔루션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엠마뉴엘 라갸리드 CIO(Chief Inn ovation Officer), ‘오픈 이노베이션’의 아버지로 불리는 헨리 체스브로 UC버클리대 교수, 라미아 카말차우이 OECD 도시개발 디렉터 등이다. 강연 후에는 세션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패널토크가 이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콘텐트를 컴업 2020 웹사이드 등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하고 참관객과의 쌍방향 소통도 진행할 계획이다. 

컴업 2020의 또다른 핵심 프로그램인 온라인 IR에는 국내외 스타트업 120개사가 참여한다. 앞서 컴업 2020 조직위는 7월 24일부터 한 달간 온라인 IR에 참여할 스타트업 ‘컴업 스타즈(COMEUP STARS)’를 모집했다. 그 결과 89개국, 1076개 스타트업이 신청해 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직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1차(서류평가)~2차(공개평가+전문성평가) 평가를 거쳐 120개 컴업 스타즈를 선발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국내 스타트업(59개사) 대비 해외 스타트업(61개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이스라엘(8개사), 미국(7개사), 독일(7개사), 싱가포르(6개사) 등 총 26개국이 선정됐다. 업력별로는 1~3년차 비중이 39.2%, 3~5년차 22.5%로 높게 나타났다. 평균 투자 유치 규모는 58억3000만원. 300억원 이상 투자유치 기업은 6개사(미국 스파이어 글로벌ㆍ스페인 월박스ㆍ한국 스트라드비젼 등)에 달했다. 톱 티어(top-tier) 스타트업이 컴업 2020을 주목했다는 방증이다. 

중기부는 컴업 2020을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의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사진은 김슬아 공동조직위원장.[사진=연합뉴스]
중기부는 컴업 2020을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의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사진은 김슬아 공동조직위원장.[사진=연합뉴스]

김슬아 공동조직위원장은 “높은 경쟁률을 뚫은 컴업 스타즈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세계적인 혁신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기부와 조직위는 컴업 스타즈의 기업 홍보 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온라인 홍보 부스를 제공한다. 

스타트업 행사 ‘표준’ 될까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모색한다. 선배 스타트업, 동료 스타트업과 실시간 네트워킹을 진행함으로써다. 아울러 국내외 벤처캐피털(VC)ㆍ바이어 등이 함께하는 온라인 투자ㆍ수출상담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우선 제공한다. 지난해 컴업 2019에선 4900여명의 스타트업 관계자와 650여명의 벤처캐피털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비즈니스의 장을 열었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플렉서블 배터리 스타트업 리베스트(2016년 창업)의 경우, 프런티어 세션에 참여해 기술력ㆍ성장성 등을 인정받아 5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중기부의 목표는 ‘컴업 2020’을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K-방역이 전세계 표준으로 인정받는 만큼 컴업 2020을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의 표준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중기부의 기대다. 과연 컴업 2020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주사위는 오는 11월 던져진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