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휠라홀딩스 실적

“BTS가 입은 그 옷이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휩쓸면서 이들이 입은 옷부터 신발에까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BTS를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로선 대형 호재를 만난 셈이다. 그중 하나가 휠라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휠라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휠라의 현주소를 분석했다. 

부활에 성공한 ‘휠라(FILA)’가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사진=휠라코리아]
부활에 성공한 ‘휠라(FILA)’가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사진=휠라코리아]

‘한물간’ 브랜드에서 ‘핫한’ 브랜드로 부활한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지난해 10월 BTS를 글로벌 모델로 기용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ㆍ유럽ㆍ아시아 등에서도 휠라의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올 9월에는 BTS를 전면에 내세운 가을ㆍ겨울 컬렉션 ‘프로젝트 7’을 선보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세계적 스타 BTS를 통해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TS를 등에 업은 휠라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내외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을 입고, 의류 소비가 급감한 게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휠라홀딩스 내 휠라 부문의 상반기 매출액은 5593억원으로 전년 동기(7671억원) 대비 3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11억원에서 817억원으로 37.7% 줄었다. 특히 미국 법인의 매출액과 로열티 매출액이 각각 39.1%, 26.3%씩 감소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휠라로선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휠라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15%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나이키(30%ㆍ대신증권 추정)의 절반 정도의 비중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운동화 ‘디스럽터2’를 이을 만한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휠라는 2016년 ‘코트디럭스’에 이어 2017년 디스럽터2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특히 디스럽터2는 당시 불었던 ‘뉴트로’ ‘어글리슈즈’ 붐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1000만족 이상 판매됐다. 
 

아이러니하게도 휠라의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미국시장에서 디스럽터2 등의 영향력이 약화하자 재고가 누적됐던 거다. 디스럽터2를 포함한 신발 매출의 비중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휠라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휠라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은 이유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휠라 부문의 경우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8%, 47.4%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호정 서울대(의류학) 교수는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휠라의 주 타깃인 Z세대를 잡기 위해선 온라인 채널과 기존 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장에 제동이 걸린 휠라는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