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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3사 빨간불

국내 완성차 업체간 판매량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업체간 판매량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시장이 모처럼 웃었다. 9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올해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0.9%)했기 때문이다. 해외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4% 감소한 가운데 내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이 개선됐다. 내수 판매량은 전년 9월 대비 23.3% 늘어난 13만8530대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현대차가 6만7080대, 기아차가 5만1211대를 판매하면서 전체 내수 판매량의 85.3%를 독식했다. 남은 파이(14.7%)를 두고 쌍용차(8208대)ㆍ한국GM(6097대)ㆍ르노삼성(5934대) 등이 각축을 벌였다. 한국 자동차 업계 허리에 해당하는 3사 모두 현대차의 인기 모델인 ‘그랜저’의 월 판매량(1만1590대)도 넘지 못했다. 

이들 3사는 자동차 시장의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도 극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차가 없어서다. 신차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현대차ㆍ기아차와는 상황이 딴판이다. 지난 9월 출시한 현대차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4세대 투싼’은 사전계약 첫날 1만842대를 팔아치웠다. 기아차 역시 지난 8월 ‘4세대 카니발’을 내놓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쌍용차ㆍ한국GMㆍ르노삼성 등 3사의 2020년 신차 라인업은 부실했다. 그나마 올해 상반기 한국GM이 ‘트레일블레이저(2020년 1월)’ 르노삼성이 ‘XM3(2020년 3월)’ 등을 출시해 짧은 신차효과를 누렸다. 완전변경 모델 기준으로 따지면 쌍용차는 단 1대의 신차도 내놓지 못했다.

외국계 3사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친환경ㆍ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할 골든타임도 놓쳤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인 ‘볼트EV’와 ‘르노 조에’를 수입해 팔고 있지만 판매량이 신통치 않다. 쌍용차의 전기차는 내년 상반기에나 첫선을 보일 예정인데, 이 계획도 불투명하다.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하거나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할 정도로 쌍용차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에서 신차 부재는 시장 도태를 의미한다”면서 “3~10년 단위의 플랫폼, 파워트레인, 신차 포트폴리오 등을 갖추고 연구개발 사업을 벌여야 하는데, 3사는 현재 그런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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