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테슬라, 니콜라, 루시드
미래차 3인방 현주소

테슬라, 니콜라, 루시드…. 미래차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의 행보에 전기차 관련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이들 회사 경영진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꿈틀댄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또 있다. ‘거품’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점이다. 니콜라와 루시드는 숱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도 아직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했다. 테슬라의 누적 적자는 8조원에 이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 업체인 테슬라 역시 누적 적자가 적지 않다.[사진=뉴시스]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 업체인 테슬라 역시 누적 적자가 적지 않다.[사진=뉴시스]

‘미래차’를 향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를 대변하는 요소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공유경제모델 등이 부각되면서다. 이를 융합한 모델도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엔 미래차에 ‘자율주행기능’이 덧붙으면서 융합모델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엔 누가 뭐래도 테슬라, 니콜라, 루시드가 있다. 혹자는 바이튼, 패러데이퓨처 등은 왜 빼놓느냐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판 테슬라’로 떠올랐던 바이튼은 유동성 부족과 투자 실패로 벼랑에 몰렸다. 국내 군산공장에서 진행하려 했던 ‘엠바이트 모델 생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패러데이퓨처 역시 기대감만 남긴 채 쓴잔을 마셨다. 

테슬라, 니콜라, 루시드 역시 ‘거품 논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계속 주도하고 있다. 이들 3사를 향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들이 서 있는 위치는 각자 다르다. 각사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흔들리는 니콜라 = 먼저 니콜라다. 제2 의 테슬라로 이목을 끌던 니콜라가 논란의 도가니에 빠진 건 지난 9월 공매도 전문기관 힌덴부르크리서치가 “니콜라는 사기”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으면서다. 힌덴부르크리서치의 지적은 다음과 같았다. “니콜라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허구다” “자체 인버터를 갖고 있다고 선전했지만 기성품의 라벨을 숨긴 채 촬영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욕 연방검찰청이 니콜라 사기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현재로썬 머지않아 일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니콜라가 항상 강조하던 수소트럭의 양산모델이 실제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니콜라를 둘러싼 ‘사기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수소트럭을 만드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연료전지 시스템인 차량용 ‘스택’의 경우, 소형이면서도 효율적이어야 해서다. 이 때문에 니콜라가 수소트럭이 아닌 전기트럭을 구현한다고 했다면 오히려 설득력이 높았을지도 모른다. 니콜라는 과연 양산형 수소 트럭을 내놓을 수 있을까. 지금 상황에선 아무런 답도 하기 어렵다. 

■ 테슬라의 고고한 독주 = 테슬라의 상황은 니콜라와 다르다. 모델3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 업체로 등극했다. 테슬라와 CEO인 일론 머스크의 입지는 그만큼 탄탄하다. 여기에 모델Y와 사이버트럭이란 양날개까지 얻었다. 물론 ‘거품이 과하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테슬라의 전세계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1%가 안 된다. 누적 적자는 68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9월 22일(현지시간) 개최된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일론 머스크가 실질적인 실적과 가능한 일정을 내세우면서 실용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플러스 요인처럼 보인다. 내년 여름엔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완성도 높은 전기차 모델을 여러 글로벌 제작사에서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힘든 이유다. 

■ 루시드, 테슬라 넘을까 = 루시드 모터스의 성장성을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의외로 많다. 겉으로 보기엔 테슬라 모델S를 뛰어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인 차량인 루시드 에어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 차량은 성능과 디자인,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 충전속도와 주행거리 등에서도 혁신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루시드에어는 2021년은 돼야 본격적으로 출시를 시작할 예정이다. 고급 프리미엄 차종이란 점에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다. 양산형 모델의 출시 시점이 언제인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실제 상품성을 시장에 증명해야 하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한 건 스타트업의 숙명이다. 이처럼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두고 다양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돋보인다. 내년부터 많은 친환경차를 내놓을 전망이다.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고 싶은 경쟁자가 이렇게나 많다. 소비자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제대로 된 상품성을 갖춘 전기차가 많이 나올수록 미래차에 대한 편견도 사라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글=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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