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영국 보수당의 300년 역사

영국의 보수당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사진=뉴시스]
영국의 보수당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사진=뉴시스]

1670년대 ‘토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영국 보수당은 수백년간 ‘보수’라는 가치를 이어가며 강력한 여당으로 존재하고 있다. 보수당은 산업혁명을 거쳐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치른 뒤 현재까지도 몰락과 재기를 반복하면서 강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3~4년을 버티지 못한 채 사라지는 우리의 정당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당명까지 유지한 채 오랜 시간 권력의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굳건함을 보여줬다. 

「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는 영국 보수당의 탄생에서 브렉시트까지, 성공적인 보수 정치가 보여준 생존 비밀을 파헤친다. 2008년 출간됐던 「보수정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의 개정증보판으로, 그 이후 ‘포스트 브렉시트’에 이르기까지 영국 보수당의 행보를 추가하고 현재 유럽을 둘러싼 정치적 흐름을 담아냈다. 다수의 미디어에서 보수 정당의 청사진을 제시했던 저자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영국 보수당의 역사를 중심으로 보수 정치의 생존 전략을 자세히 분석한다. 

저자는 영국 보수당의 역사에 권력 탈환의 비밀이 숨어 있음을 발견하고 영국의 근현대 정치사에 주목했다. 방대한 자료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정리하면서 디즈레일리, 처칠, 대처 등 보수의 성공적 생존을 이끈 리더뿐만 아니라 밸푸어, 이든 등 보수당을 위기에 처하게 한 리더까지 다양한 지도자 군상을 소개한다. 아울러 한국의 정당들이 이들의 역사를 참고해 어떤 노력을 시도해야 할지 방향성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보수당이 정치적 위기를 이겨내며 성공적인 권력을 되찾을 수 있었던 비결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비결은 “독단적인 이념보다 권력이라는 실용적인 목표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원칙을 버리고 당에 충실하라’는 ‘보수당의 아버지’ 디즈레일리의 조언을 예로 들며 보수당의 특성을 설명한다. 저자는 변화하는 현실에 스스로를 맞춰온 보수당만의 타협 방식이 오늘날까지 탄탄한 정치적 경쟁력을 갖게 한 근원이라고 말한다.

두번째는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보수당은 급진적인 정책이 등장할 때마다 치열하게 반대했지만 사회개혁, 참정권 확대 등 유권자의 호응을 받은 정책은 거부하지 않고 수용했다. 저자는 변화를 받아들인 리더들의 과감한 결정이 보수당의 생존을 이끌었다면서 자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마지막 비결은 “다수의 유권자를 포용할 수 있도록 외연을 넓혔다”는 점이다. 보수당은 상공업자 출신의 볼드윈, 고등학교 졸업 후 은행에서 일한 메이저 등 다양한 계층을 당의 리더로 추대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여기에 국민 다수를 결집할 수 있는 애국주의 색채를 입히며 폭넓은 사회적 이해관계를 대표할 수 있는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영국의 보수당은 전통적 가치를 고수하면서도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꾸준히 응답하며 살아남았다. 이는 시대를 초월해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같은 ‘보수’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보수와 영국 보수의 다른 점은 과연 무엇일까. 

세 가지 스토리 

「리스토어」
황지영 지음|인플루엔셜 펴냄 


유통업계에서 ‘오프라인 종말론’이 화두로 떠오른 지 수년이 지났다. 경기침체, 아마존의 급격한 성장, 코로나19 등이 맞물리면서 언택트 트렌드는 더 가속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업체들은 절박한 생존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저자는 “오프라인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팬데믹의 위기에도, 트렌드의 변화에도 여전히 고객을 끌어모으는 탁월한 기업들의 8가지 성공전략을 소개한다.

「선거는 어떻게 대중을 유혹하는가」
김지윤 지음|EBS BOOKS 펴냄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이들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세계 정치·경제 지형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다가올 변화를 탐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오늘’을 만든 선거제도와 양당체제의 역사, 극심해지는 사회·인종 격차의 구조적 원인을 파헤친다. 또 선거철마다 대중을 흥분시키는 정당 구호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사회를 분열시키는지 꼬집는다.


「자연의 권리」
데이비드 보이드 지음|교유서가 펴냄


‘자연’에도 권리가 있을까. 최근 여러 국가가 대형 유인원, 고래목 등에게도 야생 서식지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기본적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런 ‘극적인’ 변화는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 법체계는 ‘자연의 권리’를 얼마나 인정하고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기존의 환경법이 “자연 세계의 훼손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승인ㆍ합법화한다”고 지적한다. 법적 ‘혁명’이 필요하다는 일침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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