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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情 바나나 2개월 성적표

오리온 ‘초코파이情 바나나’가 리뉴얼 출시 후 50일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달성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국민 과자 오리온 ‘초코파이情’이 노란 옷을 입었다. 지난 8월 오리온이 출시한 ‘초코파이 바나나’ 얘기다. 이 제품은 계절 한정판과 달리 2016년 나온 초코파이 바나나를 리뉴얼한 제품이다. 초코파이 탄생 42년 만에 최초로 출시한 자매제품이었던 초코파이 바나나는 식품 업계에 ‘바나나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 SNS 상에서 주목받으며 품귀 현상을 빚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4년 후 다시 나타난 초코파이 바나나는 초기의 모습과 완전히 달라졌다. ‘겉과 속을 싹 바꾼’ 신제품에 가깝다. 초기 제품은 오리지널 초코파이와 동일하게 초코로 코팅한 빵에 노란 마시멜로를 넣었지만 이번엔 바나나 속살 색깔의 화이트 크림으로 겉을 감쌌다. 마시멜로 속에도 원물 바나나 크림을 넣어 바나나맛을 극대화했다. 오리온 측은 “오리지널 초코파이를 만들던 10여명의 연구진이 모여 만든 야심작”이라며 “이를 위해 청주공장에 바나나 전용 생산설비도 새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팎을 싹 바꾼 초코파이 바나나의 화력은 예전만 못하다. 오리온에 따르면 초코파이 바나나는 8월 출시 50일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개(낱개 기준)가 팔렸다. 2016년 ‘초코파이 바나나’가 출시 3주일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개, 한달째 2000만개를 달성한 것에 비하면 미약하다. 오리온 측은 “바나나 제품 자체가 획기적이었던 2016년과 지금의 시장은 다르다”면서 “지금은 경쟁제품이 많아서 이전처럼 ‘초반 질주’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 이후 초코파이 시장은 크게 바뀌었다. 업체들이 변주變奏된 초코파이를 줄줄이 출시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롯데제과는 지난 3월 먼저 ‘몽쉘 바나나’를 재출시했고, 해태제과는 9월 이디야커피와 손잡고 ‘오예스 콜드브루’를 출시했다. 오리온 역시 2016년 이후 ‘초코파이 말차라떼’ ‘찰 초코파이(인절미·흑임자)’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초코파이 바나나가 이전만큼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코파이 자체의 인기가 떨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제과시장은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 현상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시장 중 하나다. ‘반생초코케이크’ 품목의 시장 규모가 2017년 3150억원에서 지난해 2913억원대로 쪼그라든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견고한 입지를 구축했던 오리온 초코파이의 매출이 같은 기간 956억원에서 840억원으로 감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이상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aTFIS) 소매점 매출액 기준).  

제과업계 관계자는 “‘뚱카롱’ 등 디저트 종류가 많아져 공산품 과자를 찾는 사람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면서 “소비자 니즈가 다양해진 만큼 초코파이 시장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4년 만에 바나나옷을 입고 돌아온 초코파이는 이름값을 할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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