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없이 쌩쌩, 전동킥보드가 애들 장난감인가
면허 없이 쌩쌩, 전동킥보드가 애들 장난감인가
  • 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다린 기자
  • 호수 413
  • 승인 2020.11.04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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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Clean Car Talk
전동킥보드 규제 논란

전동킥보드를 규정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향한 국민들의 원성이 뜨겁다. 개정안에 따르면 면허가 없는 14세 미만의 학생도 전동킥보드를 맘대로 운전할 수 있어서다. ‘혁신 모빌리티’ 전동킥보드가 ‘도로 위를 질주하는 시한폭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올 법한 상황이다. 전동킥보드, 이대로 괜찮을까.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잇달아 터지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인천시에선 고등학생 두명이 전동킥보드를 함께 타다가 택시와 충돌해 학생 한명이 사망했다. 그보다 앞선 19일엔 전동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던 50대 직장인이 골목길을 빠져나오던 굴착기에 치여 끝내 사망했다. 

진동킥보드로 인한 교통사고는 2017년 117건,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서서 타는 전동킥보드는 무게중심이 높아 전복 위험이 크다. 핸들 및 각종 보조장치가 앞쪽에 몰려 있어 급정지 시 앞으로 쏠려 넘어지기 쉽다. 바퀴 크기가 작은 것도 큰 사고를 유발할 만한 요인이다. 

전동킥보드의 문제가 ‘위험한 것’만은 아니다. 서울 강남역 부근과 홍대 앞 일대만 나가봐도 전동킥보드가 보도를 가로막고 있거나 차량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가 숱하다. 그럼에도 안전규정 등 전동킥보드 관련 법제가 미비했다. 

오는 12월 10일부터 킥보드 관련 법률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다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먼저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골자부터 보자. 첫째,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통행을 허용했다.  최고속도 시속 25㎞ 미만, 총중량 30㎏ 미만의 이동수단을 ‘개인형 이동장치’로 새롭게 규정한 결과다. 

둘째, 별도의 면허 없이도 만 14세 이상이라면 전동킥보드를 운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전동킥보드를 소형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해 만 16세 이상 원동기 면허 보유자만 탈 수 있었던 규정을 완화했다.

언뜻 봐도 문제가 심각하다. ‘최고속도 시속 25㎞ 미만, 총중량 30㎏ 미만의 이동수단을 개인형 이동장치’로 규정한 것부터 따져보자. 이미 현장엔 불법 가속장치를 통해 시속 40~50㎞대 속도를 낼 수 있는 전동킥보드가 많다. 이들이 자전거도로를 달리면 자전거와의 접촉 사고가 빈번하게 벌어질 게 뻔하다. 법이 규정한 ‘최고시속 25㎞ 미만’이 안전하리란 보장도 없다. 

별도의 면허 없이 만 14세 이상에게 전동킥보드를 운행할 수 있는 자격을 준 것도 문제다. 안전운행 방법을 철저히 교육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더 심각한 건 전동킥보드의 운행 현실이다. 전동킥보드는 현행법상 차도만 주행할 수 있지만 거의 대다수가 인도에서 달린다.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는 위험하다보니 전동킥보드 운행자도 이를 피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상황이 이런데도 보행도로를 운행하는 전동킥보드가 적발되는 사례는 드물다. 법과 현실의 거리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현실이 이렇다면 인도 통행을 허용하는 게 더 현실적인 대책일지 모른다. 

사고가 난다면 킥보드 운행자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우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속 25㎞ 미만이란 제한속도 역시 너무 빠르다. 부딪히더라도 부상이 크지 않을 만한 속도로 재설정해야 한다. 필자는 시속 20㎞ 이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불법과속장치를 장착한 전동킥보드를 엄중하게 처벌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단속 강화는 필수적 조치다. 이용자와 보행자 모두를 아우르는 보험을 개발하는 것도 긴요하다. 지금은 보험사의 상품 개발에 관한 가이드라인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전동킥보드는 고객의 목적지 앞 마지막 1마일을 운송하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다양한 기업이 주도권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는 미래산업이다. 하지만 사고책임과 피해자 보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전동킥보드를 향한 국민들의 불신은 켜켜이 쌓이기만 할 것이다. 당장 대책이 필요하다.  

글=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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