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탈 조페 개인展

➊Caroltta and Esme, Oil on board, 50.8×40.5㎝, 2020 ➋Fraser and Esme, Oil on board, 50.6×40.6㎝, 2020 ➌Esme, Oil on canvas, 180×120㎝, 2020
➊Caroltta and Esme, Oil on board, 50.8×40.5㎝, 2020 ➋Fraser and Esme, Oil on board, 50.6×40.6㎝, 2020 ➌Esme, Oil on canvas, 180×120㎝, 2020

국제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을 새로운 지역에 소개하는 데 적극적인 갤러리 ‘리만머핀’이 영국 작가 샹탈 조페(Chantal Joffe)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는 리만머핀이 조페와 함께하는 첫 전시이자 작가의 첫 서울 개인전이다. 

1990년대 조페는 작은 크기의 포르노그래피 회화로 주목을 받은 작가다. 주제는 거칠지만 투명하고 선명한 색, 빛과 그림자 사이의 깨끗한 선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내 표현력을 의도적으로 억제하고 싶었다”는 조페의 표현력은 이후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이 됐다. 


만물의 탄생과 환희에 관심을 갖고 있던 조페의 작업은 2004년 딸이 태어난 이후 ‘모성’이란 큰 주제로 변화하게 된다. 이때부터 자녀의 성장과 변화를 기록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조페의 작품에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다.

이번 ‘Teenager’ 전시에서 선보이는 다수의 신작에서도 그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청소년기의 유약함, 특유의 무관심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 속 소년과 소녀는 눈을 흘기거나 내리깔아 바닥을 바라본다. 두 팔과 다리는 급변하는 신체 변화가 불편한 듯 어색하기만 하다. 대개 수심에 잠겨 있거나 스스로에 몰입해 있어 내면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지만 작가는 우정과 연애의 시작, 자아의 성숙함을 내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패션매거진이나 가족사진, 거울에 비친 형상과도 같은 형태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 것도 볼거리다. 조페는 다양한 인물들을 동등한 연출로 화폭에 담아 중립적인 시선을 부여한다. 

작가는 몇인치에 불과한 크기의 작은 회화부터 3m에 이르는 대형 회화까지 아우르고 있다. 그는 여가와 가정생활을 동적으로 담아내면서 화면을 꽉 채우려 한다. 마르지 않은 물감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의 넓은 붓질은 부드럽고 꾸밈이 없으며 따뜻하다.

조페의 작품 속 주인공은 대부분 여성이거나 소녀들이다. 그들은 때때로 그룹으로 한 화폭에 등장하거나 홀로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사실적으로 재현한 대상은 유혹적이다. 심리적이고 감성적인 에너지를 조형예술의 세계로 불러들이는 능력을 지닌 샹탈 조페 전시는 2021년 1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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