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 창조했던 다이슨, 유에서 무로 추락하려나
무에서 유 창조했던 다이슨, 유에서 무로 추락하려나
  • 이혁기 기자
  • 호수 414
  • 승인 2020.11.13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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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의 현주소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던 다이슨이 이전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무선청소기를 최근 내놨다.[사진=뉴시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던 다이슨이 이전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무선청소기를 최근 내놨다.[사진=뉴시스]

가전업계의 애플. 영국 기업 ‘다이슨’에 따라붙던 수식어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선線이 없는 무선청소기를 선보이며 전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유선 청소기 일색이었던 국내 시장에서도 다이슨 청소기의 인기는 뜨거웠다. 60만~70만원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비쌌지만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어젖혔다.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다이슨의 인기는 ‘반짝 열풍’에 그치지 않았다. 선풍기·헤어드라이기·고데기 등 신제품도 줄줄이 출시됐다. 그중 날개 없는 선풍기, 열선 없는 드라이기 등 다이슨의 기술력이 접목된 ‘무無 제품’은 특이한 생김새와 뛰어난 성능으로 입소문을 탔다. 고데기가 50만원이나 할 정도로 다이슨의 제품은 여전히 비쌌지만 소비자들은 관대한 반응을 보였다.

‘무無=다이슨’의 공식이 깨지기 시작한 건 2018년 경쟁사들이 본격적으로 무선 제품들을 출시하면서다. LG전자의 무선청소기 ‘코드제로’가 대표적인데, 물걸레 기능까지 탑재된 이 제품에 소비자들은 큰 호응을 보냈다.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코드제로는 선호도 62.0%(복수응답)를 기록해 다이슨(60.0%)을 앞지르기도 했다(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6월 기준). 여기에 삼성전자도 ‘제트’를 내놓으며 시장에 가세했다.

‘무=다이슨’의 필승공식이 무너지자 다이슨은 약점을 노출했다. 대표적인 문제는 애프터서비스(AS)였다.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에 비해 해외 기업인 다이슨은 서비스 품질이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해외직구로 다이슨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부실한 AS를 꼬집기 시작하면서 다이슨의 입지가 흔들렸다.

위기를 직감했는지 다이슨은 지난해 7~9월 대대적인 자체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좀처럼 가격을 내리지 않기로 유명한 다이슨이 할인전략을 펼쳤다는 건 경쟁사들의 성장세를 그만큼 의식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다이슨은 예전과 같은 인기를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해 7월 무선청소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LG전자(39%·다이슨 23%)에 빼앗겼다.

이런 상황에서 다이슨이 내놓은 해답은 ‘가성비’다. 다이슨은 지난 7월 출시한 무선 진공청소기(다이슨 옴니 글라이드)를 54만9000원(기본모델 기준)에 내놨다. 전작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는 걸 감안하면 꽤 저렴하다. 업계 안팎에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밀려난 다이슨이 중저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다이슨이 중저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때 저렴한 가격대에 다이슨 못지않은 성능으로 ‘차이슨’이라고 불렸던 중국기업 디베아가 이 시장을 꽉 잡고 있어서다. 이 회사가 올해 출시한 무선청소기 가격대는 10만~20만원에 불과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중고가 시장에서도 고배를 마신다면 다이슨은 설자리를 잃는다. 다이슨은 화려한 시절을 재연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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