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상인의 절규 “롯데마트엔 다신 입점 안 해”
한 상인의 절규 “롯데마트엔 다신 입점 안 해”
  • 심지영 기자
  • 호수 415
  • 승인 2020.11.17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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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최형돈 ‘바이크 라운지’ 대표

16년을 운영해온 매장을 석달 안에 접어야 한다면 어떨까. 어디서 새로 둥지를 틀어야 할지, 보증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이사비용은 얼마나 들지 아득하기만 하다. 오는 11월 30일자로 폐점하는 롯데마트 구로점의 입점업체 ‘바이크 라운지’를 운영하는 최형돈씨의 이야기다. ㈜알톤스포츠와 전대차 계약을 맺고 자전거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최씨는 “롯데마트와는 제대로 소통도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최씨의 절규를 들어봤다. 

폐점을 앞둔 롯데마트 구로점에 남은 입점 업체들은 보상금 산정 방식을 두고 롯데마트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바이크 라운지 매장. [사진=더스쿠프 포토]
폐점을 앞둔 롯데마트 구로점에 남은 입점 업체들은 보상금 산정 방식을 두고 롯데마트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바이크 라운지 매장. [사진=더스쿠프 포토]

✚ 언제부터 매장을 운영하셨나요?
“롯데마트 구로점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입점했습니다. 구로점이 2005년 개점했으니 매장을 운영한 지 벌써 16년째네요. 이렇게 나가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 폐점 소식은 언제 들으셨나요?
“마트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들은 건 지난 9월입니다. 문제는 올해 초부터 폐점한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겁니다. 불안감에 마트 측에 ‘폐점하면 꼭 미리 말해주셔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지만 그때마다 마트 측은 ‘그럴 일 없다’는 식으로 답했죠. 그것 때문에 손해가 더욱 큽니다.”

✚ 왜 손해가 크신가요?
“저는 알톤스포츠로부터 자전거를 사입해서 판매합니다. 폐점 시기를 미리 알아야 하는 건 매입량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전거 한대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제품이 숱한 만큼 아주 작은 흠집만 있어도 소비자가 사질 않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비싸게 주고 사는 거니 당연하죠. 전부 조립해서 완제품으로 만들었으니 반품할 수도 없고요. 당연히 나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제품을 옮기는 과정에서 흠집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데, 고스란히 제 피해가 되는 겁니다. 건당 수수료를 받는 롯데마트나 자전거를 판 알톤스포츠는 손해 볼 게 없다는 얘깁니다.”

✚ 여러모로 곤란하시겠군요. 폐점으로 인한 피해 보상은 받으시나요?
“그게 제일 황당합니다. 제가 롯데마트로부터 받는 보상금은 약 1100만원입니다. 이중 872만원은 인테리어 비용의 일부고, 나머지 282만원은 12월 영업손실 보상이죠.”

✚ 어떻게 산정된 건지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인테리어 비용부터 설명할게요. 맨 처음엔 지하 1층에 입점했어요. 이후 롯데마트가 요구할 때마다 리모델링했고, 4년 전인 2016년 2층으로 매장을 옮기면서 현재 운영 중인 ‘바이크 라운지’ 매장으로 리모델링했어요. 이때 총 비용 1억6500만원 중 7475만원을 제가 내고, 나머지는 마트에서 지원했습니다. 보상금 872만원은 제가 낸 7475만원에서 인테리어 비용 지출 기준 5년(2016~2020년) 중 남은 7개월 치를 산정한 금액입니다.”

✚ 그럼 나머지 282만원은 어떻게 나온 건가요?
“그건 알톤스포츠가 임의로 1개월 평균 수익을 계산한 겁니다. 이것도 말이 안 돼요. 매장의 연매출이 4억~6억원대예요. 그런데 월 순수익이 300만원도 안 된다니요. 턱도 없는 금액이죠. 고작 직원 인건비 정도예요.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산정한 건지 의문입니다. 롯데마트 측에 잘못된 금액이라고 항의했더니 재고해보겠다고 하더군요.” 

최형돈 바이크 라운지 대표는 “마트 측과 소통조차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최형돈 바이크 라운지 대표는 “마트 측과 소통조차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 전혀 맞지 않는 금액이네요. 그런데 왜 한달치 수익만 산정하나요?
“제가 알톤스포츠와 1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이죠. 지난 16년간 1년 단위(1월 1일~12월 31일)로 계약을 갱신해왔어요. 폐점일(11월 30일) 기준 올해 채우지 못한 계약기간은 한달이니, 그만큼만 보상해준다는 겁니다. 영업손실 보상이 매장마다 천차만별이라는 것도 억울한 부분입니다.”

✚ 왜 다르나요?
“매장마다 계약 기간이 다르니까요. 저는 1년 단위로 계약하지만 4년, 5년씩 맺는 곳도 있어요. 그런 매장은 남은 계약기간이 좀더 길어 영업손실 보상금도 큽니다. 1억원 가까이 받는 곳도 있더라고요. 계약 기간을 제가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요.”

✚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게 불안하지 않으셨나요?
“어쩔 수 없죠. 계약 기간은 롯데마트와 알톤스포츠가 정합니다. 제 매장은 실적이 괜찮아서 그런지 재계약이 이어졌어요. 매해 새로 계약할 때마다 계약서도 조금씩 바뀌었고, 마트에서 떼어가는 수수료도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10%였는데, 지금은 15% 정도로 올랐네요.”

✚ 폐점이 결정된 이후 롯데마트 측과는 충분히 이야기 나누셨나요?
“전혀요. 보상 합의 과정에서 롯데마트 관계자는 딱 한번 만났습니다. 매번 알톤스포츠를 거쳐 의견을 전달해야 했어요. 롯데마트의 입장도 알톤스포츠를 통해서 들었죠. 그렇다고 롯데마트 측이 적극적으로 답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뭘 물어봐도 ‘법대로 하라’거나 ‘법무팀에서 전했다’는 식이죠. 사비를 들여 변호사의 자문을 듣기도 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더군요. 이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바이크 라운지는 ‘국내 마트 중 최초 자전거 전문 매장’으로 롯데마트가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곳이다. 롯데마트로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행태를 보인 셈이다. 

✚ 답답한 상황이네요.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일단 내년 1월에 개봉동에 가게를 열 예정이에요. 16년을 운영한 만큼 단골손님이 많아요. 손님들이 전부 새로운 매장을 찾아주신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너무 먼 곳으로 갈 순 없죠. 자전거만 파는 게 아니라 수리도 하고 부품도 파니까, 저희 매장에서 한번 구입하신 분들은 주기적으로 찾아오시거든요.”

✚ 전시된 자전거만 수십대에 달하는데, 매장을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으시겠어요.
“막막하죠. 보상금을 받아도 이사비용, 새 매장 보증금 등을 감안하면 손해가 더 큽니다. 앞으로 다시는 롯데마트에 입점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 리모델링이며 각종 할인, 사은품 증정, 자전거쇼, 판촉행사 도우미 고용까지 제 돈 들여 시키는 대로 했어요. 거부하면 재계약을 못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버텼는데 한순간에 쫓겨나게 됐습니다. 이게 갑질이 아니면 뭔가요?”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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