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윤 개인展

➊In bloom,162x130cm, oil on canvas, 2020 ➋Jade, 259x193cm, oil on canvas, 2018 ➌Reproductive glands,162x130cm, oil on canvas, 2020
➊In bloom,162x130cm, oil on canvas, 2020 ➋Jade, 259x193cm, oil on canvas, 2018 ➌Reproductive glands,162x130cm, oil on canvas, 2020

해외 유수한 갤러리의 기획전에 참여하고 있는 윤상윤 작가는 오른손과 왼손을 모두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회화란 장르 안에서 오른손으로 전통회화를 선보인다면 왼손으론 자유로운 세계를 표현한다. 오른손으로 그린 작품을 보자. 공원·숲속 등 익숙한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간식을 먹는다. 긴 이젤을 세워놓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들 모두 물에 반쯤 잠겨 있다. 

작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로 나뉜 구조를 통해 사회적 군중 심리를 탐구한다. 독자적으로는 자신을 스스로 유지하기 힘들었던 자신의 성장과정을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물’ 속 모습은 자아 형성 이전의 단계인 ‘원초아’, 이를테면 무의식의 세계다. 사람들은 물속에 자신의 모습을 반영한 채 살아간다. 캔버스 중간에 위치한 지상은 ‘자아’다. 이곳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모두 실존하는 인물들이고, 작가가 직접 만난 사람들이다. 작가는 실제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들을 화면에 담아 사회와 자신을 조율해 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품 가장 위쪽엔 ‘초자아’의 세계가 펼쳐진다. 작가에게 초자아의 세계는 프로이트의 이상 원리를 따른다. 프로이트가 정리한 초자아는 안정성을 추구하고, 현실적인 것보다는 이상적인 것을 추구한다. 작가의 작품 속 초자아의 세계 역시 완벽에 가까운 이상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엔 작가가 어린 시절 경험한 소외감과 두려움이 반영돼 있다. 그가 관찰자의 입장에서 집단을 바라보며 인간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이유다. 

이번 전시에선 영국 첼시예술대 대학원 시절부터 발전시켜온 왼손 드로잉도 만날 수 있다. 오랜 시간 길들여진 오른손과 달리 왼손으로 그린 작품들은 직관적이고 즉흥적이다. 기억 속 작가의 감정이 단 한번의 멈춤 없이 선과 면으로 표현돼 이어진다. 

깊은 바닥에 자리 잡고 있는 욕망과 자신의 자아를 마주할 수 있는 윤상윤 작가의 ‘Only Superstition’ 전시는 오는 12월 12일까지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에서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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