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혜 받을 것이라던
국내 껌 시장의 현주소

롯데제과가 이끄는 국내 껌 시장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제과가 이끄는 국내 껌 시장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껌 좀 씹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국내 껌 시장은 수년째 감소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껌 시장 규모는 2015년 3210억원대에서 2016년 2890억원, 2019년 259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19가 불어닥친 올 초 ‘껌’ 업계에 반가운 전망이 전해졌다. 마스크 착용에 따른 구취 문제로 ‘껌’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거다. 

껌 업체들도 빠르게 화답했다. 올 상반기에만 ‘후라보노 믹스’ ‘자일리톨 마우스워터(이상 롯데제과)’ ‘졸음깨우는 껌(이마트24)’ ‘열려라 잠깨껌(오리온)’ 등 청량함과 상쾌함을 강조하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 참고: 국내 껌 시장을 주도하는 건 롯데제과다. 올해 기준 롯데제과의 시장점유율은 75.8%에 이른다. 그 뒤를 해태제과(10.1%·대표제품 해태은단靑), 오리온(9.1%·대표제품 풍선껌 와우) 등이 잇고 있다(aTFIS·유로모니터). 롯데제과의 대표 제품은 전국민에게 ‘자기 전에 씹는 껌’으로 잘 알려진 ‘롯데 자일리톨(시장점유율 52%·2019년 닐슨 기준)’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껌 시장은 코로나 ‘수혜’를 입지 못했다. 예상과 달리 껌 수요는 크게 늘지 않았다. 지난 2월 출시된 오리온의 졸음껌이 벌써 단종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마스크를 아예 벗지 않으니 소비자들이 굳이 껌을 찾지 않는 것 같다”며 “재택근무 등 대외활동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코로나로 수혜는커녕 피해만 입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껌 시장이 당분간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턱 건강 등을 고려해 장시간 씹는 행위를 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늘어났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제과제품처럼 껌도 아동이 주요 소비자인데, 요즘 부모들은 자녀가 껌 씹는 걸 좋아하지 않더라”며 “언제부턴가 독특한 젤리가 쏟아지면서 씹는 즐거움은 젤리 쪽으로 넘어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껌 시장이 쪼그라드는 동안 젤리류가 포함된 사탕 시장은 몰라보게 성장했다. 2015년 5580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7170억원까지 커졌고, 2025년에는 819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유로모니터). 단물 빠진 껌 시장은 어떻게 살아날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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