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HMM의 미래와 변수

HMM이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9년간 기다려왔던 흑자전환을 이뤄낼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HMM이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보긴 아직 어렵다. 올해 거둬들인 실적을 이어가야할 뿐만 아니라 재정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HMM의 미래와 변수들을 취재했다. 

HMM이 2011년 이후 9년 만에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사진=연합뉴스]
HMM이 2011년 이후 9년 만에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사진=연합뉴스]

HMM(당시 현대상선)의 경영실적이 악화일로를 걷던 2018년 10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의 재건을 위해 두팔을 걷어붙였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을 쏟아부었고, HMM의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 약정서’를 체결했다. 

그로부터 2년여가 흘렀고, 약정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HMM의 재건 계획은 빛을 봤을까. 숫자로 나타난 성과는 괜찮다. HMM은 끝이 보이지 않던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지난 2분기엔 21분기 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했고, 3분기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오는 4분기에도 영업이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라면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2011년 이후 무려 9년 만의 흑자전환인 셈이다. 

시장 분위기도 좋다. 해운사 실적과 직결되는 해상 운임이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의 바로미터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11월 20일 1938.32를 기록했는데, 이는 현재 산정 방식을 적용한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문제는 HMM의 깜짝 실적이 ‘일시적 반등’에 그칠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에 분산됐어야 할 화물이 코로나19 탓에 연말로 몰렸던 게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은 이후에도 HMM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느냐가 관건이란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간 물동량으로 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되레 줄었을 것”이라면서 “지난 10년여 간 선박이 부족한 적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해소된 뒤에도 지금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고 설명했다.

HMM이 풀어야 할 과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재정상황도 아직 여의치 않다. 총 부채가 9조2688억원에 이르는데, 그중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빚이 3조1482억원이다. HMM이 지난 11월 18일 2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CB를 발행하더라도 부채를 탕감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HMM 관계자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건 연장하고, 갚아야 하는 건 사채나 영업이익을 내서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HMM의 정상화를 목표로 삼은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약정’은 올해 끝난다. 이후 계획은 논의 중이다. 결국 HMM이 깜짝 실적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MM은 2021년에도 순항할 수 있을까.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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