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대학생 입주민

호텔을 리모델링한 안암생활은 셰어하우스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 때문에 개별 호실에 주방이 없고 면적도 좁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런데도 입주하거나 입주할 사람들은 분명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대학생 입주민을 만나 느낀 점을 들어봤다.

청년 1인 독립 가ㅏ구가 사용하는 생활비 중 주거, 교통비 비중은 40%에 달한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청년 1인 독립 가ㅏ구가 사용하는 생활비 중 주거, 교통비 비중은 40%에 달한다.[사진=더스쿠프 포토]

11월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안암생활에는 2일 기준으로 30여명이 입주를 마쳤다. 12월 31일까지 남은 방에도 입주민이 들어온다. 안암생활 1층 로비에서 안암생활 입주민이자 고려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김재희(가명·22)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 원래 어디서 거주했나.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 대학 연합 기숙사가 있다. 보증금 15만원에 월 임대료는 15만원이었다. 저렴했다.”

2017년 한국장학재단은 지방 거주 대학생과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해 고양시 원흥동에 1000여명이 입주할 수 있는 대학생연합생활관을 만들었다. 기숙사 형태로 2인 1실이다. 안암생활과 마찬가지로 조리시설은 없고 개별 욕실만 이용할 수 있다. 

✚ 안암생활 임대료는 얼마인가.
“30만원 정도다.”

✚ 2배 수준 아닌가. 그래도 안암생활을 택한 이유가 있나.
“여기서는 학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다. 교통비가 절약되는 것만으로도 크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 50만원 정도가 학교 주변 시세다. 같은 조건으로 생각하면 여기(안암생활) 사는 게 더 낫다.”

안암생활에서 고려대 후문까진 도보로 6분 거리다. 청년 독립 1인 가구가 지출하는 월평균 교통비가 13만6000원(청년층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2020)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학생에게 큰 손해는 아니다. 월 임대료가 15만원이 늘어났지만 그와 비슷한 정도로 교통비를 아낄 수 있어서다. 주거공간과 학교(또는 직장)가 가깝다는 건 그만큼 청년에게 메리트가 있다. 호텔 임대주택의 좋은 입지가 젊은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 주방이 없어서 불편하지는 않나.
“방에 작은 냉장고가 있다.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어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않을 것 같다. 다만, 간단한 조리는 하고 싶다. 입주할 때 안내받은 내용으로는 전열기구를 사용할 수 없다고 했는데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궁금하다.”

안암생활 개별 호실 내에선 요리가 불가능하다. 싱크대·인덕션 등을 사용하려면 공유주방을 사용해야 한다. 단, 전기포트·전자레인지 등은 개별 호실에서 사용할 수 있다.

✚ 언제까지 안암생활에서 지낼 계획인지.
“서울 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직장 근처로 집을 옮겨야 하겠지만 서울 안에서 취직을 한다면 나가고 싶지는 않다. 임대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안암생활에서는 최장 6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18학번인 재희씨가 입주조건을 충족하는 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진 지낼 수 있다. 물론 그 이후는 다른 문제다. 임대주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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