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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삼립호빵의 진화

SPC삼립의 대표 제품인 삼립호빵은 젊은 소비자를 위한 각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SPC삼립 제공]
SPC삼립의 대표 제품인 삼립호빵은 젊은 소비자를 위한 각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SPC삼립 제공]

호빵의 계절인 겨울은 SPC삼립의 시간이기도 하다. 국내 호빵 시장은 SPC삼립의 ‘삼립호빵(점유율 80%대)’이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다. 삼립호빵은 올해로 출시 50년이 된 장수제품이자, ‘찐빵’보다 ‘호빵’이란 말을 친숙하게 만든 국민 간식이다. 지난 상반기 빵 제품 중 소매점 매출 1위에 오를 만큼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브랜드이기도 하다(aTFIS).

그런데도 삼립호빵은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각종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먼저 독특한 재료의 신제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호빵의 ‘기본’인 단팥·야채·피자 외에 이색적인 재료로 속을 채웠다. 지난 2~3년 사이 ‘골든에그호빵’ ‘꿀씨앗호빵(2018년)’ ‘순창고추장호빵’ ‘허쉬초코호빵(2019년)’ 등 독특한 호빵을 쏟아냈다. 올해는 ‘미니언즈 바나나호빵’ ‘삼육두유 호빵’ ‘크래프트 크림치즈호빵’ 등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렇다 보니 호빵 종류만 23종(11월 기준)으로 늘어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정판 굿즈 마케팅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SPC삼립은 지난해 호빵 찜기 모양의 미니 가습기를 출시했다. 미니 가습기가 ‘사무실 필수템’으로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쏠쏠한 홍보 효과를 내자 SPC삼립은 올해 미니 찜기 ‘호찜이’를 내놨다. 호찜이는 일반 찜기와 똑같이 생겼지만 크기가 작아 호빵 1알만 데울 수 있는 제품으로, 모바일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정 판매됐다.

귀여운 모양에다 실제 찜기처럼 쓸 수 있는 실용성 덕분인지 호찜이는 1차 판매에서 출시 1시간 만에 품절됐다. 이후에도 판매 페이지가 다운되거나, 웃돈을 주고 중고로 거래되는 등 인기가 이어졌다. SPC삼립은 여세를 몰아 호빵 모양의 플리스·쿠션에 삼립호빵 전용 서체인 ‘산돌 삼립호빵체’까지 선보였다. SPC삼립 측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삼립호빵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래된 브랜드인 만큼 젊은층을 타깃으로 신선한 이미지를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흥미진진한 마케팅’ 덕인지 매출도 늘었다. 삼립호빵 매출은 지난해 1100억원을 돌파해 올해 12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굿즈를 모바일·온라인에서 한정판매하면서 언택트 채널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채널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지난 10월엔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하지만 마케팅으로 ‘반짝’ 끈 관심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호빵의 소매시장 규모는 2012~2017년 500억원대(소매점 POS 데이터 산출 기준 변경 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신제품이 쏟아진 2018년 이후에야 700억원대(변경 후)로 커졌다. 마케팅을 줄이면 또다시 쪼그라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거다. SPC삼립이 매년 20종이 넘는 신제품을 내며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공들이는 이유다.

장수 브랜드를 가진 한 식품업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마케팅 문제는 삼립만의 고민은 아니다. 1970~1980년대 사이 등장해 지금까지 이어온 브랜드들의 상황은 비슷하다. 주요 소비층이 제품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기성세대에서 제품의 인지도가 낮은 10~20대로 바뀌어서다. 살아남기 위해선 독특한 굿즈나 신제품으로 젊은층의 관심을 끄는 게 필수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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