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쇳조각 이대로 둘텐가
공포의 쇳조각 이대로 둘텐가
  • 김필수 대림대 교수, 이혁기 기자
  • 호수 418
  • 승인 2020.12.10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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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판스프링

최근 인터넷에서 자동차를 뚫고 들어온 ‘쇳조각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불법 개조한 화물차에서 떨어진 ‘무언가’가 뒤를 따라오던 자동차를 덮치면서 일어난 사고다. 이처럼 화물차 ‘낙하물 사고’는 운전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위험하지만 뚜렷한 대응책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도로 위 ‘공포의 쇳조각’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화물차 낙하물 사고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화물차 낙하물 사고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의 교통안전시스템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교통사고 사망 건수는 2017년 4185명에서 지난해 3349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국토교통부). 하지만 갈길은 아직 멀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사고 발생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예컨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37개국)의 평균 보행 사망자가 10만명당 1.0명인데 반해 한국은 3.3명에 이른다.

아직까지 메우지 못한 법적 사각지대도 많다. 음주운전 단속체계를 강화했는데도 재범자가 속출한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이 신설됐지만 관련 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각지대를 없앨 만한 법이 빠르게 제정되는 것도 아니다. 전동킥보드 관련법의 더딘 제정 사례가 대표적이다.

과거 전동킥보드는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자전거 도로를 달릴 수 없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자동차들과 함께 일반도로를 달려야 했고, 자연스럽게 사고의 위험에 노출됐다. 이에 따라 전동킥보드 관련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해마다 높아졌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그나마 올해 5월이 돼서야 전동킥보드를 ‘개인형 이동장치’로 규정하는 법안이 국회 본의회를 통과하면서 전동킥보드도 자전거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됐다.

이런 현실을 보면 한국의 교통안전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크고 작은 요인들이 결국 교통사고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최근 사회적인 공포감을 불러일으킨 화물차 판스프링 관련 교통사고의 예는 우리 교통안전시스템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오늘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판스프링은 원래 화물차 후륜의 진동을 잡는 데 쓰이는 부품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화물차 운전자들이 이를 40㎝ 크기로 잘라서 화물차 적재함 옆벽에 붙인다. 옆벽을 보강하는 지지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 판스프링이 운전 중 종종 떨어져 나간다는 점이다. 바닥에 떨어져 튕겨 나온 판스프링은 다른 차량 운전자에게 매우 위험하다. 무게가 꽤 나가는 데다 회전력까지 더해져 차체를 뚫고 들어올 수 있어서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차체를 관통한 판스프링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화물차 판스프링 문제는 운전자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지만 가해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피해자가 보상을 받는 경우도 드물다.

경찰청이 11월부터 연말까지 판스프링 등으로 불법 개조한 화물차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이런 방식으론 효과를 보기 어렵다. 모든 화물차를 일일이 단속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이런 사고가 비단 판스프링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평균 44건의 낙하물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수거된 낙하물만 126만건에 달한다. 화물차에 적재한 물품들이 떨어져 발생하는 사고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화물차의 낙하물 사고를 막으려면 근본적인 해결방법부터 찾을 필요가 있다. 첫째는 규제다. 일본의 경우, 화물차 적재함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적재물은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밀폐된 적재공간을 갖춘 화물차로만 운반할 수 있다. 낙하물이 생길 여지를 남겨놓지 않는 거다.

둘째, 화물차 운전자를 위한 전문교육이 필요하다. 해외 물류업체들은 대부분 화물 적재에 관한 별도의 지침을 갖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초보 운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교육과 적재 기법을 가르치고 있다. 특수한 적재물을 운반하는 경우엔 별도의 호위차량을 붙이는 업체도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우리도 이젠 화물차에 낙하물이 있는지 없는지만 신경 써선 안 된다. 낙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먼저 국내 물류업체들은 매뉴얼을 통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적재하는 법을 운전사들에게 수시로 교육하고 감독해야 한다.

운전사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급출발·급가속·급정지 등 3급急 운전을 자제하고 앞뒤 차의 간격을 넓히는 등 안전운전을 하기 위해 힘쓸 필요가 있다. 단지 화물차의 판스프링만을 단속해 벌칙을 주는 방식으론 낙하물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 화물차 적재방법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길 바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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