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시장 강타한 샤오미

▲ 레이쥔 샤오미 CEO의 프레젠테이션 모습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의 제품설명회를 연상케한다.
좁쌀이 사과를 위협하고 있다. 애플을 따라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小米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이러다간 중국시장에서는 원조 애플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샤오미의 매력에 ‘오리지널’ 애플만 속이 탄다.

애플을 베낀 기업이 중국에서 애플의 최대 경쟁자로 떠올랐다. 중국의 신생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다. 첫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은 지난해 8월. 작은 쌀 혹은 좁쌀이라는 의미의 샤오미는 설립된 지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중국의 애플’로 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월 29일(현지시간) “중국업체 샤오미가 올해 7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00억 위안(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플에 열광하는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애플과 유사한 제품을 싸게 팔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샤오미의 가파른 성장이 애플로서는 눈엣가시다. 중국은 올해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을 놓치면 애플의 성장에 치명적이라는 얘기다. 실제 애플 전체 매출의 5분의 1은 중국에서 발생한다.

뉴욕타임스는 “2008년 중국 진출 당시 애플은 2012년까지 25개의 스토어를 열 계획이었지만 4년 동안 5개의 매장을 여는데 그쳤다”며 “중국 곳곳에서 가짜 애플스토어가 판치고 가짜 아이폰이 판매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흥미로운 것은 모방하는 주체인 샤오미의 떳떳함이다. 샤오미는 애플의 제품뿐만 아니라 기업문화와 마케팅까지 따라하며 스스로를 ‘애플의 동생’이라고 부르고 있다.  심지어 레이쥔 샤오미 CEO는 신제품 설명회에서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복장을 따라 입기도 한다. 그는 공식 ‘애플빠’로 “아무도 잡스를 뛰어넘을 수 없다”며 칭송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이들의 숨은 전략은 무서울 정도로 치밀하다. 이를테면 ‘애플 플러스 원’이다. 샤오미는 애플의 취약점을 자만으로 꼽고 있다. 레이쥔 CEO는 “소비자의 의견 따윈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는 자신감이 아닌 오만”이라며 “샤오미는 고객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는 경영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샤오미는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자체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며 소비자의 반응을 듣는다. 문제점을 접수하고 바로 다음주 업데이트 프로그램에 반영한다. 애플을 빠르게 뒤쫓으며 고객 지향적인 마케팅까지 접목하자 중국 소비자는 샤오미에 지지를 보냈다.

지난 8월 출시된 샤오미1S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4인치 디스플레이, 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갖췄다. 하지만 가격은 1499위안으로 약 27만원대다. 이 모델은 공개된 지 30분 만에 20만대가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 달 출시된 최신 스마트폰 샤오미 미투(Mi-Two)는 아이폰4의 반값도 안 되는 1999위안(약 35만원)에 판매됐다. 역시나 판매 3시간 만에 10만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샤오미는 일반 중저가 스마트폰과 차별화된다. 애플 닮은꼴 프리미엄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잘만 하면 아이폰5와 정면승부를 펼쳐 볼 수도 있다. ‘샤오미 프리미엄’ 덕분이다.

정다운 기자 justonegoa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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