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년대계를 꼬집다
코로나19, 백년대계를 꼬집다
  • 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정덕 기자
  • 호수 419
  • 승인 2020.12.18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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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시선 | 포스트 코로나와 교육의 허상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지금껏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을 무기로 삼아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인재양성이 멈춘다면 우리의 성장도 멈출지 모른다는 의미다. 문제는 인재를 양성해야 할 대학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와 함께 대학이 무너지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제 올바른 교육을 위한 백년대계가 필요하다.

대학들이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학들이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학이 무너지고 있다. 진리를 탐구하는 곳을 의미하던 ‘상아탑’이란 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취업 문턱이 점점 높아지면서 낭만적인 대학생활도 사라졌다. 대학은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경쟁해야 할 곳이자, 취업을 위한 전쟁터로 전락했다. 

교원들도 마찬가지다. 힘들게 학위를 따서 대학 교원이 된다고 한들 ‘제자’를 키우는 건 불가능하다. 학생 수가 매년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전공과목이 없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학생을 모집한다. 재정을 지원받기 위해 몰두하기도 한다. 학생도 교원도 ‘상아탑’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는 셈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정부(교육부)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교육부가 개별 대학의 자율성을 무시한 채 등록금 인상을 규제하고, 일률적인 대학 평가 점수에 따라 정부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면서 대학들이 정부지원금에 의존하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정부 지침에 맞춘 커리큘럼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대학이 교육부의 주요 평가 기준인 취업률에 더 신경을 쓰는 현실이 이런 상황을 잘 대변한다.

 

일부 대학에선 정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원 외 전형을 활용한 해외 유학생 유치 전략을 택하기도 했다. 대학들은 ‘글로벌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상당수가 중국인 유학생이어서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일례로 지방 대학 일부에서는 자신들이 모집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무단으로 학교를 탈출해 취업하자 교원이 학생들을 찾으러 다니는 일도 있었다. 그러자 일부에선 “대학이 학위 장사를 한다”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들이 나온다. 그리고 코로나19와 함께 그대로 민낯을 드러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너무 많아진 탓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인 유학생들의 출입국이 제한됐을 때, 위기를 느낀 대학은 한둘이 아니었다. 


 

교육시스템도 마찬가지였다. 교원들은 지금껏 해본 적도 없는 원격강의 자료를 만들어 냈지만, 이런 원격강의가 인터넷 강의를 숱하게 접해본 학생들에게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그만큼 대학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었다는 얘기다. 원격강의의 질이 떨어지는데 등교까지 하지 않으니 일부 학생은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주장까지 내놓는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거다. 물론 미래가 없는 대학은 사라지는 게 당연하다. 학생들이 매년 줄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경쟁해야 하는 것도 옳다. 하지만 무엇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그렇다고 앞날이 두려운 학생들에게 도도한 진리 탐구를 논한다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 상황은 어쩌면 우리 교육에 백년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는지 모른다. 기회가 전혀 없어 보이지도 않는다. 일례로 원격강의는 변화보다 현실에 안주하는 교원들에겐 위기였지만, 각종 디지털 장비들을 다루는 데 능숙한 젊은 교원들에겐 기회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우리 교육시스템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아직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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