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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건설부문 | 디벨로퍼 역할론 

대림산업이 오랜 숙원이었던 부문별 분할에 성공했다. 2021년 1월 1일부터 건설 부문과 석유화학 부문은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대림산업 건설 부문은 DL이앤씨라는 새 간판을 달고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에 집중할 계획이다. 문제는 디벨로퍼의 첫 관문인 부지 확보가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멍석이라도 깔려야 춤이라도 출 텐데, 대림산업은 디벨로퍼의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까. 

대림산업 건설부문이 2021년 1월 1일부터 DL이앤씨로 재탄생한다.[사진=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 건설부문이 2021년 1월 1일부터 DL이앤씨로 재탄생한다.[사진=대림산업 제공]

2021년 1월 1일부터 대림산업은 건설 부문과 석유화학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 9월 10일 대림산업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기로 하면서 예고했던 분할이다. 건설 부문은 DL이앤씨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회사를 나눈 이유는 간단하다. 연관 없는 두 사업이 붙어있다 보니 시장 상황에 따라 ‘집안의 대들보’가 수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석유 산업이 휘청거리면 건설 부문에서 벌어들인 돈이 석유화학으로 들어갔고, 건설 부문이 시들하면 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성과를 낸다 해도 해당 부문에 재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힘 있는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떨어져 나오는’ 대림산업 건설 부문의 분할 이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DL이앤씨는 시행·시공·관리를 모두 담당하는 ‘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광화문 D타워,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등을 통해 시행부터 건물 관리까지 해봤던 경험을 이어가겠다는 거다. 도시정비사업 등 단순도급사업으로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한 다른 건설사와 같은 길이다. 

대림산업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018년 2조2000억원에서 2019년엔 9110억원으로 가파르게 줄었다. 올해(12월 8일 기준)는 1조3000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해 반등에 성공했지만 서울 내에서 도시정비사업의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대어’로 불리는 대형 사업장 수주도 어려워졌다. 대림산업이 시행부터 건물 관리까지 담당하는 ‘디벨로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 대림산업이 새롭게 찾을 수 있는 사업지는 어디에 있을까. 유력 사업지는 대형마트 부지 등 도심 내 땅이다. 실제로 대림산업의 지주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은 대형마트 부지 확보에 관심을 보였다. 

문제는 대형마트 부지가 쉽게 외부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건설사를 갖고 있는 신세계나 CJ 등 유통 대기업들은 설사 대형마트를 접더라도 그 부지는 오피스텔 등으로 다시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정리 중인 롯데도 일부 부지는 다시 사들였다. 디벨로퍼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부지 확보가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대림산업 측은 “부문별 투자에서 더 빠른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이번 분할로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을 추구해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자신감처럼 DL이앤씨로 재탄생할 대림산업은 디벨로퍼의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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