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지키는 법」
폭력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아동 · 청소년을 폭력에서 구할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몰라서 도움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동 · 청소년을 폭력에서 구할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몰라서 도움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법대로 하자.’ 서로 다른 의견으로 갈등이 일거나 누군가 피해를 입었을 때, 혹은 어떤 문제의 야기로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때 사람들은 법을 찾는다. 가족 관계, 학교 교육, 사회에서의 이해와 갈등, 사이버 세상 속 권리와 의무 등 우리 삶은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정작 법과 제도로부터 자신이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동ㆍ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강력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고등학생 위주였던 학교폭력 발생 연령이 초등학생·유치원생으로까지 확대되고 범죄의 양상도 다양해졌다. 과거의 주된 학교폭력이 물리적 고통 위주였다면 최근엔 스마트폰 채팅창에서 벌어지는 사이버폭력과 언어폭력, 따돌림 등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까지 동반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 학생들이 어디에 신고해야 할지, 신고하면 어떤 절차를 밟게 되는지,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특정한 상황에서 법이 자신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은 누군가에게 구조될 때까지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체념한 채 홀로 아픔을 견디고 있다.

여러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다 한들 보호받아야 할 당사자가 자신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어떤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지 모른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우리를 지키는 법」은 국내 최초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가 쓴 청소년 법 관련 도서다. ‘나이가 어리다고 인권이 작은 것은 아니다’란 신념으로 위기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고민해온 저자가 아동·청소년을 위한 최소한의 법들을 한데 모았다. 

학교폭력, 사이버폭력, 아동학대 등 미성년자 대상의 폭력을 유형별로 나눠 설명하고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책을 제시한다. 실제 사례를 각색해 수록함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총 5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법이 나를 어떻게 지켜 주는지, 아동ㆍ청소년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지, 그리고 법을 다루는 경찰, 검찰, 법원, 변호사에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본다. 아울러 청소년에게 직접 해당하는 소년보호사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2장부터 5장까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학교폭력, 사이버폭력, 성폭력,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을 각각 다룬다. 실제 발생하는 폭력의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피해를 당했을 때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방법, 처벌 규정과 법이 마련한 보호 제도, 신고와 보호를 지원해 주는 기관들을 살펴본다. 책의 말미에 마련된 ‘노윤호 변호사의 특별 상담소’ 코너에선 청소년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들을 문답 형식으로 엮어 소개한다.

“우리의 아이들 모두가 법이 자신의 편이라는 사실을 아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저자의 따뜻한 조언이 담긴 이 책은 범죄 피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자녀의 폭력 피해로 인해 고통받는 학부모와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가난의 문법」
소준철 지음|푸른숲 펴냄  


폐지를 줍는 나이 든 여성들. 우리 시대 가난의 표상이다. 가난은 시대마다 얼굴을 달리했다. 전후 시대 미군에게 껌을 구걸하는 모습에서, 경제 성장기 달동네 판잣집의 모습으로…. 모습만 달라졌을 뿐 가난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은 오늘날 가난의 표상인 ‘재활용품 수집 노인’을 따라간다. 그리고 ‘무언가를 하지 않아서, 가난에 익숙해져서 가난을 벗어나지 못 한다’는 ‘가난의 문법’ 문제를 지적한다.

「사냥꾼, 목동, 비평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열린책들 펴냄


디지털화와 기술 발전 덕분에 인류는 ‘유토피아’로 향하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노동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인 저자는 “창업을 장려하고, 광속 케이블을 까는 것만으로는 대비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디지털 거대 기업의 무제한 팽창과 독점이 우리를 위협할 거라는 거다. 기술의 발전이 기존 위계질서를 파괴하고 불평등을 심화할 거란 일침이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하재영 지음|라이프앤페이지 펴냄


버려진 개들에 관한 르포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으로 주목받은 하재영 작가가 이번엔 ‘집’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집을 부동산적 가치나 재테크의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장소와 공간으로서의 집이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터부시되고 있다. 저자는 일생에 걸쳐 지나온 집과 방이 자신에게 끼친 영향을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집은 나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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