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 필요한 혁신기술

기업 입장에서 코로나19는 당혹스러운 난관이었다. 온라인ㆍ비대면 사업 비중을 강제로 높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혼란에 빠져 있었던 건 아니다. 이 과정에서 혁신기술을 도입한 기업들은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는 데 성공했다. 팬데믹이 계속될 내년에도 사업을 키우고 싶다면 혁신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럼 2021년 트렌드를 이끌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코로나19 국면에서 IT 기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2021년에도 그럴 공산이 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국면에서 IT 기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2021년에도 그럴 공산이 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1년의 기업 경영환경 역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할 공산이 커서다. 하지만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은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악화한 경영환경을 혁신기술로 극복하려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코로나19 국면에서 달라진 일상은 기술혁신을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혁신기술은 어떤 게 있을까. 우종남 지브라테크놀로지스 한국 지사장이 2021년 산업 현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주요 기술을 꼽아봤다. [※참고 : 지브라테크놀로지스는 러기드 스마트폰(Rugged Smartphoneㆍ강력한 내구성을 가진 스마트폰), 바코드 스캐너, 산업용 프린터 등을 취급하는 IT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머신비전의 활약 = 머신비전 기술은 사람의 시각을 이용한 판단기능을 기계에 적용한 것이다. 주로 제조ㆍ생산의 마지막 공정인 ‘품질보증(QA)’에 동원됐다. 제품의 잘못 연결된 부분을 찾아내거나 라벨이 제대로 부착되지 않은 제품을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사람 눈을 대신해 불량품을 솎아냈던 셈이다. 

2021년의 머신비전은 제조업계를 넘어 더 많은 영역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머신비전이 사람처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판단하는 수준까지 발전했기 때문이다. 가령, 과거의 머신비전은 반도체나 LCD처럼 형태가 뚜렷한 분야에서만 활용할 수 있었다. 결함의 특징을 구분하지 못하면 불량품을 골라내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학습력을 갖춘 AI가 탑재된 요즘의 머신비전은 다르다. 비정형 데이터도 손쉽게 분석한다. 제품마다 미세하게 형태가 제각각인 품목의 불량이나 고장도 판단할 수 있다. 육안검사에 의존해야 했던 수없이 많은 검출 작업도 이젠 머신비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21년 머신비전의 맹활약을 기대하라. 

■인공지능의 진화 =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비서 시장은 대중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애플의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과거엔 사람 말을 정확히 알아듣는 게 관건이었는데, 지금은 말투나 태도를 해석하는 방법까지 터득했다.

여기에 심층적인 AI 기술까지 더해져 더 나은 응답을 추론해내고 있다. 점점 사람에 가까운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유형의 AI 기술은 AI 비서 시장에서만 경쟁을 벌이는 게 아니다. 기업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유용한 도구로도 각광받고 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한 기업의 사례를 들어보자. RPA는 사람이 반복 처리하는 업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자동화한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RPA는 서류를 스캔해 내용을 파악한 다음, 회사 규정이나 법에 어긋나는 부분은 없는지, 실수로 숫자가 잘못 입력된 항목은 없는지를 확인해 왔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사람에게 알려주면 ‘임무 끝’이었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만 활용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RPA에 AI 비서 같은 학습 기술을 접목하자 고난도ㆍ고부가가치 업무까지도 맡을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지능형 자동화(Intelligent Automation) 기술이다. 지능형 자동화 기술은 빅데이터와 예측 분석을 활용해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걸 돕는다.

예를 들어, 과거의 RPA는 거래처 담당자의 연락처를 대신 입력해주는 역할에 그쳤다면, 지능형 자동화 기술은 거래처의 실적이나 담당자의 성향까지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은 스스로 업무 프로세스를 학습하면서 더 효율적인 프로세스도 탐색할 수 있다. 이처럼 2021년의 지능형 자동화 기술은 더 높은 차원의 자동화를 구현할 공산이 크다.

■유통+기술의 시대 = 2020년은 유통업계의 변곡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새로운 일상 중 하나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팬데믹은 유통업계 패러다임이 온라인 쇼핑 중심으로 바뀌는 걸 3년이나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유통 전쟁이 사실상 끝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리테일 산업은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다. 수많은 업체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AI 등 혁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다. 소비자가 더욱 편하고 빠르고 손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기 위해서다.

아울러 작업자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업무 효율을 높인 ‘스마트 물류’로의 변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됐다. 기술을 입혀 점포의 진화와 고객만족도 제고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2021년의 경영은 후발주자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처방분석의 힘 = 너도나도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대다. 그래서 숱한 기업이 데이터를 모은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가 기업 경영에 도움을 주는 건 아니다. 유용한 자료가 되려면 사업에 도움이 되는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처리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처방분석’은 눈여겨볼 만한 기술이다. 다소 생소한 개념인 처방분석은 쉽게 말해 ‘앞으로 무엇을 해야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제시하는 기술’이다. 데이터의 의미를 분석ㆍ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당장 취할 행동까지 제시한다는 거다.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 인사이트를 뽑아내야 하는 CEO들에게 처방분석은 반드시 필요한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우종남 지브라테크놀로지스 한국 지사장 | 더스쿠프
jwoo@zebra.com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