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지금‘토빈세 앓이’

▲ 조세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토빈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2010년 한국조세연구원과 한미경제학회가 개최한 공동세미나에서도 토빈세가 거론됐다.
토빈세가 정치권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토빈세를 단기성 해외투기자본의 위협을 막는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것인데, 오랜만에 정치권이 의기투합하는 모습이다. 찬반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토빈세 도입은 무리가 없을 듯하다.

정치권이 외환시장의 단기성 해외투기자본에 일정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토빈세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토빈세 도입을 대선공약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야권에서도 새누리당의 토빈세 적극 도입에 대해 반기는 모습이다. 사실 조세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토빈세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그러다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여야가 반기게 됐다.

토빈세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James Tobin) 교수가 단기성 투기자본을 막기 위해 처음 제안한 것으로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현재 토빈세는 외환거래뿐만 아니라 채권•주식•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의 국제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을 통칭한다.

토빈세는 단기금융거래 전반을 감소시켜 투기성 자본거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해외자본의 거래를 감소시켜 금융시장이 침체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이 토빈세 도입을 대선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인 10월 29일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회)은 “힘찬경제추진단에서 토빈세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이 동의하면 대선 공약으로 가다듬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행보에 야권은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투기자본의 전횡을 막는 토빈세 검토는 가치 있는 일”이라면서 “문 후보도 토빈세를 검토하고 있는데, 여야가 공동으로 합의할 수 있는 경제정책이 늘어나 반갑다”며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토빈세와 관련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에 “각 캠프 경제정책 담당자가 참여하는 ‘2자토론’ 또는 ‘3자토론’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 측도 새누리당의 토빈세 공약에 환영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김미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토빈세(자본거래세)는 우리 당의 대표적인 공약”이라며 “토빈세 도입을 새누리당이 추진한다니 우리로서는 환영하는 바”라고 전했다.

다만 “한쪽에서는 도입한다고 해놓고 다른 한쪽에서는 결정된 것 없다는 식의 이중 플레이는 없었으면 한다”며 “정작 기획재정부는 머뭇거리고 있다고 하니 새누리당이 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당정 협의에 나서면 실현 가능할 일”이라고 충고했다.

실제로 토빈세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 산하 위원들 중 토빈세 도입을 반대한다는 한 인사는 “토빈세를 우리나라만 도입한다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한 나라만 토빈세를 실시하면 그 나라의 외국 자본 유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도입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추인영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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